한 해 15~20회 헌혈, 골수이식 기증에 이어 헌혈증까지 기부, 자원봉사누적 2000시간 이상. 이것은 한 사람이 다른이를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아무 조건 없이 내어 놓은 기록이다.
유영진(40)씨는 충북 옥천군 청성면 묘금리에서 태어났다. 묘금초, 옥천중, 옥천상고(현 충북산업과고)를 거쳐 충북도립대를 졸업했다. 학생시절 유씨는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으나 군대생활을 하면서 지속적인 헌혈에 관심을 갖게 된다. 처음에는 헌혈의 소중함에 대해 별생각 없이 헌혈버스가 오니까 했다고 한다. 어느 날인가 일과가 끝난 후 TV를 시청하던 중 수혈이 필요한 한 환자의 애절한 뉴스를 보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헌혈은 그가 중사로 제대할 때까지 월 1회 이상 헌혈을 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 싶었지만 군인으로서 할 수 있는 사회봉사가 많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고 건강한 신체로 할 수 있는 헌혈에 관심이 갔다.
제대 후, 2011년 골수이식기증 신청을 통해 5세 아이의 생명을 이어줬다. 골수 이식은 확률적으로 환자와 골수제공자의 백혈구항원이 일치해야 성공률이 높다. 골수 이식의 경우 형제자매라 하더라도 성공 퍼센티지가 낮다보니 애를 태우는 환자 가족은 유씨와 같은 공여자가 신과 같은 존재이다. 가끔 사람들이 “당신은 미혼이라서 가능한 일이다. 가족이 생기면 그렇게 하기 힘들다”란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는 “NO”라고 대답한다. “헌혈은 내 건강을 체크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고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사회 구성원으로 당연한 도리”라고 말한다.
얼마 전 유씨에게 기쁜 일이 생겼다. 경북 포항에 사는 한사람이 자신에게 연락을 해 왔다. 주기적으로 수혈을 해야 하는 환자인데 집안 형편상 비용문제로 수혈을 제때 하기 힘들다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헌혈을 하고 받은 헌혈증서 50장을 들고 포항으로 달려갔다. 헌혈증서가 있으면 비용이 많이 절감되기 때문에 그 환자를 위해 그마저도 기꺼이 내어놓았다. 그 환자는 유씨에게 눈물로 고마움을 전했고 유씨는 환자에게 도움이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렇게 기뻤다고 한다.
사회봉사 누적 시간 2000시간이면 하루 8시간 봉사로 잡아도 250일이다. 그가 그런 일을 해냈다. 아니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올 2월 충북 옥천군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유씨에게 표창패를 수여했다. 유영진씨야 말로 코로나로 인해 침체된 우리 사회에 등불 같이 소중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