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병원 동행은 물론 제설작업도 김 이장 몫
까다로운 외지인도 김 이장에게는 두 손 들어
옥천군 1읍 8면 가운데 옥천읍 다음으로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이원면(남 2,199 여 2,092). 그중에서도 25가구 30명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이원리는 여느 마을과는 달리 늘 평화로움과 고요함이 흐른다. 지형부터 산 속에 파묻혀 있어 외부의 영향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여기에 도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순박함과 넘치는 인정은 덤 아닌 덤.
그래서 주민들은 그저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할 뿐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할 줄을 모른다. 설령 잘못된 일이 발생해도 서로가 ‘내 탓이오’라고 치부하며 결코 남에게 화살을 돌리는 법이 없다.
바로 이러한 평화로움과 안온함을 앞장 서 만드는 중심에 이원리 이장 김대환(60)씨가 있다. 지금의 이원리가 있기까지 김 이장의 공로를 빼면 말 그대로 ‘앙꼬없는 찐방’이다. 그만큼 김 이장은 24시간 마을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으며 어느 집에 숟가락 몇 개 젓가락 몇 개가 있는지도 알고 있다.
열정만큼은 30년 이장보다 뜨거워
그렇다고 김 이장이 이장을 오래 지낸건 아니다. 이장 경력이래야 고작 4년 밖에 안된 아직은 초보(?)다. 하지만 마을 발전을 위한 열정만큼은 20년 30년 이장을 지낸 사람들보다 더 적극적고 진취적이다.
김 이장도 젊은 시절 고향을 떠나 외지에서 10년 동안 직장을 다녔다. 하지만, 부친 모두 작고하면서 더 이상 도시생활을 이어갈 수 없어 이름하여 늦깍이 ‘귀촌’을 했다.
“저희 이원리만의 강점이라면 비교적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다라는 것과 주민 간 불협화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라는 김 이장은 다른 마을과 달리 외지인들의 전입을 반긴다.
아무리 고약한 외지인이 마을로 이사를 와도 일단 김 이장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절반은 벌써 이원리 원주민이 돼 버린다. 그만큼 원주민과 외지인 간의 융화를 잘 한다.
김 이장은 이장이 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있다. 바로 오래된 경로당을 허물고 새로이 건립한 것. 그래서인지 주민들은 김 이장에게 박수를 보낸다. 지난 세월 불편했던 경로당을 김 이장이 새로 당선되면서 너무도 큰 숙원사업을 해결했기 때문이다.
새로이 지은 경로당 덕분인지 김 이장도 훨씬 편해졌다. 과거 같으면 가가호호 방문을 하면서 어르신들의 안부를 챙겼지만 지금은 경로당에만 가면 한방에 OK다. 행여 단 한명의 어르신이라도 경로당에 나오지 않을 경우 즉각 찾아가 안부를 묻는다. 여기에 정자건립을 비롯한 마을주차장 신설, 마을벽화사업 등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것이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고 또 뛰고 있다. 특히 겨울철 눈이 많이 와 주민들이 통행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판단이 서면 밤이든 새벽이든 나가 마을 트랙터를 이용 말끔이 치워 버린다.
주민 삶의 질 향상 위해 다양한 사업 실시
이런 일도 있었다. 평소에도 마을 어르신들을 병원에 자주 동행을 했지만 그날은 다소 예외였다. 늦은 밤 김 이장을 찾는다는 다급한 연락이 왔다. 잠자리를 박차고 부랴부랴 뛰어 갔다. 어르신 한 분이 배를 움켜 쥐고 고통에 신음하고 있었다. 뭔가 예감이 좋지 않아 서둘러 자신의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급성맹장이라는 사실에 안도를 했지만 당시 아픔을 호소하는 어르신을 생각하면 지금도 긴장감이 흐른다.
김 이장은 마을 안에서의 일도 일이지만 외부활동 역시 분주하다. 최근 장마로 인해 용담댐이 흘러 넘쳐 많은 피해를 본 옥천과 영동, 금산, 무주군 등 4개 군 군민들로 구성된 ‘용담댐피해군민대책위원회’ 옥천군 공동위원장을 맡아 정부 관계자와 지자체 등을 찾아 다니며 피해 복구에 대해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있다.
여기에 오래 전부터 주민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동물화장장건립반대’와 ‘수목장건립반대’ 운동에도 참여하는 등 분주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오로지 주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
“이원리 주민이 행복하면 저 역시 행복합니다”
▲이원중학교운영위원(전) ▲이원면이장협의회장(현) ▲이원면농협영농협의회장(현) ▲지역사회보장협의회민간협의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