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과학 기술의 집약체 ‘성덕대왕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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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과학 기술의 집약체 ‘성덕대왕신종’
  • 김수연기자
  • 승인 2021.01.21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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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성덕대왕신종'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성덕대왕신종'

 

‘성덕대왕신종’이라는 이름보다 ‘에밀레종’으로 유명한 이 종은 명실상부한 한국 대표 범종이다. 성덕대왕신종은 통일신라시기인 771년 12월에 만들어진 종으로 높이는 3.75m 지름은 2.27m를 자랑하고 있다. 무게는 18.9톤으로 80kg 성인 남성 약 236명을 합친 것과 같다.


‘성덕대왕신종’은 신라 전제왕권의 전성기를 이룩한 성덕왕의 공을 기리고자 경덕왕이 만들기 시작했으나 경덕왕은 종이 완성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고 그의 아들 혜공왕 때 주조를 마쳤다.


‘성덕대왕신종’에는 어린아이를 산채로 넣어 종과 함께 주조했다는 인신공양전설이 내려온다. 
가난한 집의 어머니가 종을 만들기 위해 시주하러 온 스님에게 “아이라도 드리겠다”라고 해 스님이 아이를 받지 않고 다른 곳에서 시주를 받아 종 주조에 보탰으나 도무지 종이 완성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점을 쳐보니 ‘아기를 받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와 아이를 데려와서 쇳물에 던지니 종이 무사히 완성됐고 그 종은 ‘에밀레’하는 소리를 냈다는 전설이다.


하지만 현대에 와 성분분석을 시행한 결과 사람을 넣었을 경우 당연히 있어야 할 성분인 칼슘, 인 등이 발견되지 않아 인신공양 전설은 말 그대로 전설로 남아 전해지고 있다. 


또한 일각에는 이 전설이 혜공왕 대의 상황에 대한 은유라고 해석하기도 하는데 어린 아들을 허수아비 왕으로 세우고 뒤에서 권력을 휘두르던 혜공왕의 어머니와 주변인을 비꼬기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라는 것이다.


‘성덕대왕신종’은 종 뿐만 아니라 종을 걸고 있는 고리와 음통, 울림통에도 당대 최고의 과학 기술이 집약돼 있다. 
특히 음통과 울림통은 한국의 종에서만 발견되는 독특한 부분이다. ‘성덕대왕신종’은 종을 치면 종의 상단부에 위치한 음통, 종의 아래 땅을 파놓은 울림통을 통해 서로 다른 주파수의 소리가 끊어지지 않고 반복되는 ‘맥놀이현상’을 일으킨다. 이 현상을 통해 타종 소리가 주기적으로 커졌다가 작아지고 다시 커지는 현상을 느낄 수 있다.


약 19톤의 종을 지탱하는 종의 고리에 대해선 과거 ‘종의 고리를 현대의 것으로 바꿔 끼웠더니 하루만에 엿가락처럼 늘어져 다시 원래의 고리로 갈아끼웠다’는 설이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닐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1,300년 전 19톤을 지탱할 정도의 힘을 가진 고리는 당대 과학 기술의 산물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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