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재촉하는 초가을 비가 내린 지난 2일 오후 2시, 옥천을 대표하는 여자궁사 박은숙(63) 씨를 만나러 관성정으로 향했다.
올해로 만 10년째 활을 쏘고 있다는 박 씨는 지난 1일 청산정에서 열린 ‘제2회 옥천군수배 충북도내 궁도대회’에서 여자부문 2위를 차지했다.
활을 쏘게 된 계기는
10년 전 어느 날,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활을 접하게 됐다. 무슨 스포츠든 나름의 특징이 있지만 특히 활은 나와 잘 맞았다. 당시 직장생활을 하던 나는 틈만 나면 관성정을 찾아 활을 쏘았다.
활이 가진 특징이 있다면
활은 다른 운동과 달리 혼자서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나를 더 끌리게 한 것 같다. 특히, 활을 쏘기 위해 사대에 들어서면 모든 잡념을 버리고 오로지 활과 과녁에만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명중은커녕 자칫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그만큼 활은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명중의 의미를 말한다면
활을 쏘는 궁사라면 당연히 명중을 바란다. 그렇다고 쏜 화살이 100% 명중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명중이 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집중을 안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활을 쏠 때 집중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실력을 지닌 궁사라도 명중이 안된다. 단 한 발의 화살이라도 최선을 다해 과녁을 향해 날아가면 만족한다. 그래서 활을 쏠 때는 욕심을 내서는 안된다. 어디 인생이라는게 욕심대로 계획대로 다 되는게 있던가. 바로 활이 그렇다. 활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부부궁사라고 들었는데
그렇다. 남편과 같이 활터를 찾고 있다. 부부가 같이 활을 쏘다 보니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집에서 못다한 이야기들도 활터에서는 자유롭게 진행이 된다. 더욱이 집안에서 있었던 복잡한 문제들도 일단 활터에 나오면 대부분 해결된다. 활이라는게 가정의 화목까지 도와줘 나에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스포츠다. 이곳 관성정을 이용하는 궁사 60여 명 가운데 부부궁사가 22명이다.
그간 실적이 있다면
특별히 실적이랄 것 까지는 없지만 전국대회를 비롯해 도내 각종 대회에서 수차례 1등을 한 적이 있다. 이러한 결과는 나 혼자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이곳 관성정을 찾는 모든 궁사들에게서도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만큼 이곳 관성정을 이용하는 궁사들의 실력이 출중한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