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을 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떠할까, 또 그들은 삶의 목표를 어디에 두고 있는 걸까.
가을의 초입에 들어선 3일 오후 2시 관성정 총무를 맡고 있는 궁도 2단 유병욱(51) 씨를 만났다. 첫 만남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얼굴에서는 따뜻하고 온화한 인간미가 흘러 넘쳤다. 어쩌면 유 씨만큼이나 다른 궁도인 역시 그러한 성품의 소유자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활을 쏘게 된 계기는
활을 접하기 전에는 오랫동안 수영을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힘이 많이 들고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는 동적인 스포츠보다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정적인 스포츠가 없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우연히 ‘활’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더욱이 옥천이라는 지역에 2곳(관성정과 청산정)에 활터가 있어 참으로 복도 많은 지역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곳을 드나든지는 5년째다.
활이 주는 의미가 있다면
활은 곧 내 삶의 전부다. 활을 접하고 있으면 모든 상념이 사라진다. 특히 사대(射臺)에 들어서면 복잡하고 골치 아픈 문제들도 화살과 함께 과녁을 향해 날아간다. 이렇게 한참을 활고 지내다 보면 어느 순간 복잡하고 어지러웠던 문제들도 더 명확하게 정리가 된다. 그래서 더 활터를 찾게 된다. 그런가하면 활은 단순히 화살을 당기는데 끝나지 않고 악력(握力) 증진은 물론 정신력 향상 나아가 건강증진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실제로 관성정을 이용하는 회원 가운데 81세된 분도 있다.
그간의 실적과 애로 사항이 있다면
가장 큰 실적으로는 지난 해 이맘때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전국대회와 보령대회에서 개인 부문 전국 1등을 했다.
애로사항이 있다면 그건 다름 아닌 관성정 운영에 관한 것이다. 다른 연맹이나 협회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옥천군 궁도협회의 경우 살림살이가 빠듯하다. 인근 보은군만 해도 5천만 원 이상이 1년 예산으로 책정돼 있는데 옥천군은 3,500만 원이 전부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대회다운 대회를 치르기란 여간 버거운게 아니다. 지금도 규모가 큰 도대회나 전국대회에 나가려면 회원들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도 말없이 도움의 손길을 펴주는 회원들에게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