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손’으로 ‘고사리’따며 정서함양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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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손’으로 ‘고사리’따며 정서함양 쑥쑥
  • 유정아기자
  • 승인 2016.09.22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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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보물숲농장’ 김병근(67) · 최명자(63)씨 부부

보람유치원 부설 농원… 아이들 정서교육
고사리, 식이섬유소 풍부 다이어트 ‘효과’
노동력 적게 투입해 초보농사꾼에게 적격

▲ 김병근(67) · 최명자(63)씨 부부

■ 어린이 교육을 위해 ‘귀촌결심’

옥천군 군서면으로 귀촌한 김병근(67) · 최명자(63)씨 부부는 고사리를 재배하는 ‘보람보물숲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대전에서 20년간 유치원을 운영해왔지만 현재 자녀들이 그 일을 이어받았다. 남편 김씨는 안락한 노후를 보낼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수십년간 어린이 교육에 힘써온 만큼 귀촌후에도 어린이를 위한 교육의 장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어린이 교육농원을 운영하기 전, 지역선정에 고심을 했었지만 대전에 있는 유치원과의 교류가 원활하고 천혜의 자연환경이 있는 옥천을 선정했다. 그리고 10년전 옥천에 토지를 매입해놨던 것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남편 김씨는 “농사일이 처음이라 귀촌한지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라며 “차근차근 준비해서 어린이 교육을 위해 체계적으로 정비해 자연에서 배움을 찾는 교육의 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보람보물숲농장'

■ 작물선정부터 ‘신중’

이들 부부는 이미 매입했던 토지를 활용해 자연농원을 운영하기 위해 농작물 선정부터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농사일을 접해본 적 없는 이들 부부가 밭을포함해 전체 3만평(99,173㎡) 규모의 토지를 관리하고 재배작물을 선정하기엔 부담을 느낀 것이다. 때문에 이들부부는 귀촌전 대전에서 개최했던 산림박람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본인만의 귀촌준비방법을 전했다.

남편 김씨는 “귀촌 전 준비해야할 것과 귀촌 후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점, 지역기후에 맞는 농작물 선정 등 다양한 조언과 자문을 받을 수 있었다”라며 “특히 직접 이곳까지 방문해서 지금 하고 있는 고사리 재배를 추천해주신 분도 있어 정말 감사하다. 고사리 재배를 적극 추천받고 자신감을 얻어 1500평 규모의 고사리 농사를 시작했다”라고 고사리 농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을 말했다.

이후 이들 부부는 고사리 뿐만 아니라 아로니아 300평, 고구마, 방울토마토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아내 최씨는 “지금 재배하고 있는 이 작물들은 모두 자연농원의 교과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미소 지으며 설명했다.

▲ 고사리농장

■ 귀촌 후 시작한 ‘고사리 공부’

남편 김씨는 “농사일 자체가 힘이드는 일이지만 고사리 재배는 다른 밭작물보다 비교적 노동력이 덜 들어 은퇴 후 시작하기에 좋은 작물이라고 생각했다. 기후도 고사리 재배에 맞다고 하니 더 고민하지 않고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작물 선정에 고사리를 결정한 후 이들 부부는 고사리 공부에 돌입했다.

남해 거제도까지 고사리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옥천군에서도 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학교에 참석했다. 뿐만 아니라 농어민 대학에 참여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세심한 조언까지 고사리 재배를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 적극적인 태도로 임했다. 이들 부부는 무농약으로 고사리를 재배하고자 했기 때문에 일반 농사일보다 더 많은 관리가 필요했지만 이들의 결심은 확고했다.

아내 최씨는 “본인이 농사를 짓는 것은 맞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농원을 운영하면서 농약을 쓸 순 없다고 생각했다” 라며 “손이 더 가더라도 자연에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 필요한 것을 얻고 자연과 공생하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본인의 신념을 말했다. 고사리는 4월에 심어 다음해 4월 초부터 6월 중순까지 어린 순 채취가 가능하며 1kg에 평균 1만원 선에 거래된다.

■ 고사리의 다양한 효능

고사리는 칼슘과 칼륨 등 무기질이 풍부하고 고사리에 들어 있는 산성 다당류 성분이 보계체(면역계의 일부)를 활성화해 면역력 증강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도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뿌리 100g에는 칼슘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칼슘식품이 적은 산촌에서 좋은 산채로 각광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사리는 다량 함유된 불용성 식이섬유소질이기 때문에 다이어트식품으로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으며 변비를 없애고 이뇨작용을 도와 소변을 잘 보게 하고 부기를 내리는 작용을 한다. 아내 최씨는 “고사리의 고소한 맛 덕분에 항상 인기있는 나물류에 속해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음식인 비빔밥에도 빠질수 없는 나물”이라며 “지금은 수입산 고사리가 많아 국내산 고사리를 보기 힘들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산 고사리가 희소성을 갖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농장에서 직접 기르는 닭.

■ 자연속 보물은 ‘자연’

이들 부부는 고사리 재배는 물론 여러 작물을 재배하면서 자연농원으로서의 기반을 차근차근 갖춰 나갔다. 남편 김씨는 “자연농원의 이름을 '보람보물숲농장'이라고 정한 이유는 자연속에서 보물이 있으니 보물을 찾아보자는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결정한 것이다”이라며 “자연 농원을 방문하는 어린이들은 이곳에서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고 정서적 안정감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자연농원의 목표”라고 말했다.

아내 최씨는 “어린이들에게 오늘의 보물이 무엇일까 질문하면 항상 대답이 다르다. 어떤 아이들은 하늘이라고 답하고, 나무라고 답하며, 개구리라고 답하는 어린이들이 있다”라며 “본인이 느끼기에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면 이곳의 모든 곳이 보물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질문이 자연에서 소중함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보람보물숲농장은 대전의 일부 유치원에서 일주일에 1~2회 정도 방문하면서 연간 240여명의 어린이들이 자연 농원을 방문하고 있다. 직접 고사리 채취는 물론 식목일날 나무 심기, 나무에 이름달기 등 다양한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남편 김씨는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자연농원을 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라며 “아직 홍보가 부족한데도 지인은 물론이고 입소문을 통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 적극적인 "소통"이 중요

이들 부부는 귀촌생활을 시작하면서 농사일과 교육농원 뿐 아니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람들과 다양한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김씨는 “꼭 목적을 갖고 만나는 모임이 아니더라도 본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라며 “새롭게 시작한 귀촌생활에 적응하는데는 대화와 소통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금천리 귀농인 모임은 물론 군 공모사업으로 지원하는 팜파티사업에 참석해 농작물을 활용한 새로운 요리를 배우고 있다. 이외에도 로컬푸드모임에서 회원으로 활동하고 주말마다 합창단까지 활동하면서 즐거운 귀촌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농장을 방문한 어린이들의 모습.

■ 철저한 귀촌 준비가 우선

이들 부부는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철저한 준비가 필요함을 조언했다. 그중에서도 미리 재배작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해 놓을 것을 추천했다. 김씨는 “이론을 알고 있어도 직접 경험해보면 힘든 일인데 재배방법자체를 모르고 시작하면 어려움이 클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준비해야 후회없는 귀촌생활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토지를 매입할 땐 꼼꼼한 사전 답사가 당연하고, 주민들에게 토질에 맞는 재배작물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하수 관정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해야한다”라며 “처음부터 큰 수익을 기대하지 말고 욕심을 버리고 농사일에 임하길 바란다. 욕심을 버리는 것부터 자연에서 누릴 수 있는 진짜 여유가 된다”라고 말했다.

아내 최씨도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농사일은 아무래도 신체적인 부담이 가는 일이다”라며 “귀촌을 결심했다면 하루라도 빨리 오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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