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전 소중한 흙
상태바
삶의 터전 소중한 흙
  • 이흥주 수필가
  • 승인 2024.07.11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세상 가장 편안한 곳이 어디일까. 어머니 자궁이 아닐까. 내가 태어난 곳 자궁. 어머니와 연결된 탯줄로 교감하며 아방궁보다 편안하고 안전하게 열 달을 살다 세상으로 나오니 내 고향이 그곳이고 내 살다 돌아갈 곳도 그곳이다. 어머니를 부르며 자라서 어머니를 부르며 살다 어머니를 부르며 눈을 감고 찾아가는 곳이 어머니의 품속이다.

어머니는 세상의 근원이요 생명의 원천이다. 어머니는 생명을 품어 태어나게 하는 자궁을 갖고 있다. 싹을 틔워 열달을 품다가 세상에 내보내니 생명이 하나 이 세상에 생겨나는 것이다. 어머니로 시작해서 어머니로 끝나는 것이 세상 이치이다.

어머니의 자궁은 생명의 씨만 틔우는 곳이 아니다. 눈을 튼 생명에 끊임없이 영양을 주어 열달간 편안하게 키워 세상으로 내보낸다. 완전한 생명체의 모습을 갖춰 세상으로 나온다.

모든 생명을 틔워 품어주는 자연의 모태 흙도 거대한 자궁이다. 낱알이 땅에 떨어지면 싹이 나오고 다람쥐가 먹다 남은 도토리에도 생명을 틔워준다. 봄에 부지깽이도 꽂으면 싹이 나게 하는 곳이 흙이다.

흙은 생명만 태어나는 곳이 아니다. 낳아 준 생명이 살아가도록 터전이 되어준다. 일용할 양식을 주고 편안히 누워 쉴 쉼터를 만들어 준다. 생명이 나고 돌아가는 곳 자궁, 흙, 흙을 잘 이용하여야 좋은 삶이 영위된다. 이 귀중한 흙을 어떻게 기름지고 생명이 잘 자라도록 만드느냐 하는 것도 땅에 발을 딛고 사는 우리의 사명이다.

흙이 넓은 나라는 많은 생명체가 태어나 살고 따라서 힘이 센 나라가 된다. 이 흙을 얼마나 넓게 갖고 있는가에 따라서 강대국, 약소국이 결정 된다. 세상에 강대국이란 나라들이 다 땅이 넓은 나라이고 그 위에 생명체들이 많은 나라들이다.

우리는 비록 딛고 있는 땅은 좁지만 이 땅을 잘 관리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세계에 우뚝 선 ‘강소국’이 되었다. 우리에게는 좁지만 자랑스러운 이 땅을 잘 관리하고 보호해야 할 책무가 지워져 있다.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 듯 우리는 우리가 항상 딛고 서 있는 흙의 고마움을 잊고 산다. 잊고 사는 것에 그치면 다행이다. 온갖 오염물질로 흙을 훼손하면서도 흙이 중병에 신음하는 것에는 눈을 감는다. 

이 땅에서 생명이 태어나지 못한다면 우리들의 생명에도 종말이 올 것이다. 한번 훼손은 쉬워도 되살리기에는 어마어마한 노력을 요구할 것이다.우리의 얼마 안되는 흙에 매년 엄청난 숫자의 콘크리트 덩어리들로 채워지고 아스팔트로 덮인 길이 쭉쭉 뻗어간다.

이걸 잘하는 정치인들을 능력으로 쳐주는 세상이다. 이리 계속 가다간 내가 마음 놓고 디딜 흙이나 남아있을 런지 불안하다.집이라는 걸 내가 편안하게 사는 공간으로 여기지 않고 돈버는 수단으로 가져간다. 이게 돈벌이 수단이 되어 투기바람이 부니 값이 올라가 콘크리트 덩어리를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정작 필요한 서민들에게는 갖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지금도 치르고 있지만 아무래도 이 흙을 오염시킨 대가를 혹독하게 겪는 날이 오지 않을까 두렵기만 하다. 이 시간에도 창궐하고 있는 질병들도 우리의 귀중한 흙을 오염시킨 대가가 아닐는지. 인간의 멸망은 핵무기로 오는 것이 아니라 환경파고, 흙을 훼손하므로 오는 자연재해로부터가 아닐까. 질병쯤이야 약과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말하기조차 두려운 그것, 모든 생명체들이 멸망하는 날은 머지않은 장래에 오지 않을 런지. 이 시간에 이 땅 위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다.

걱정거리를 만들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우리는 아주 큰일을 해야 한다. 이제 숨고르기를 하며 가야한다. 개발, 개발, 개발 지상주의로 가지 말고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만 하는 개발로 가야 한다. 한데 개발엔 경제적 이익과 결부돼 있기 때문에 인간의 개발행위는 멈춰지지 않을 것이다.
어머니의 자궁은 소중한 우리의 고향이다. 자궁처럼 소중한 흙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