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아빠!”
뭐가 급한지 건희(6살)가 욕실에서 나오자마자 소리치며 달려온다.
“아빠, 이것 봐요. 내 꼬추가 커졌어요!”
“엉….”
“진짜죠. 대빵 커졌어요. 멋있죠.”
“어… 어 그래 진짜 커졌다.”
순간 괜히 내가 민망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다. 마루에는 장모님과 처제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나를 더 당혹스럽게 만든 것은 건희의 다음 질문 때문이다.
“그런데 아빠, 왜 꼬추가 커지는 거예요?”
“응… , 어 그건 …”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명색이 목회자인데... 그것도 중고등부 학생들에게 ‘성문제’ 또한 관심 있게 교육시키는 이인데 말이다. 아무튼 그 순간에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아 그건, 네가 형이기 때문에 그래.
동생보다 네가 형이어서 꼬추가 큰 거야.”
“아, 그래서 아빠 꼬추가 내 꺼보다 큰 거예요?”
그 말에 마루에서 ‘와하하-’하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갈수록 태산이다. 대답 한 번 제대로 못했더니 삼천포로 빠지기 시작했다. 안 되겠다 싶어 아내에게 지원요청을 하기로 했다.
“건희야, 네 꼬추가 왜 커졌는지 엄마에게 물어보면 좋을 것 같다.”
“알았어요. 엄마아~ ”
건희는 주방으로 달려갔다. 나도 슬그머니 뒤따라갔다.
“엄마, 내 꼬추가 왜 커졌어요?”
건희 꼬추가 그때까지 커져 있었다.
“응 그건, 너가 밥을 잘 먹고, 우유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해서 힘이 세져서 그런 거야.”
“아, 그래요.”
“그러니까, 건희는 밥을 잘 먹는 게 좋겠니, 잘 안 먹는 게 좋겠니?”
“밥 잘 먹는 거요.”
“그래 이제 가서 옷 입자.”
“네 엄마, 야 - 나는 힘이 세졌다 …”
건희는 방으로 달려갔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그렇지 못했다.
“에잇, 그런 말하면 못써.”
“지나가는 망태 할아버지가 네 꼬추 떼 갈지도 몰라.”
“더러운 꼬추를 왜 만져, 어서 옷 입어!”
…
예전에는 어쩌면 성교육이 쉬웠는지도 모른다. 무조건 접근금지 즉 ‘감추기 식’이면 어느 정도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감추기 식’ 환경 속에서 나 역시 성장해왔다.
3살짜리 동생이 형의 꼬추가 신기한지, 살짝 만져보고는 ‘킥킥-’ 거리며 웃는다. 건희도 덩달아 웃는다. 동생이 형의 꼬추를 잡으려고 달려들며 둘은 이불 위에서 엉키며 논다. 형제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집안을 가득 메운다.
세월이 흘렀다. 20년이 훌쩍 넘어 건희는 군 복무 마치고 대학 졸업하고 얼마 전 취직해서 회사 근처로 방을 얻어 나갔다. 이참에 호적도 독립했다. 좀 시원 섭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