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추리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에는 야생화 원추리가 등장한다. 눈물을 마시는 새 ‘여름’은 원추리 꽃을 좋아하였는데, 재미있게도 원추리는 여름에 피는 꽃이다. 한편 원추리의 다른 이름 망우초(忘憂草)라는 점은 여름이라는 인물이 다른 등장인물 ‘케이건’에게 어떠한 의미였는지 암시하고 있다. 그건 원추리의 꽃말 ‘기다림’이지만, 망우초 꽃말은 ‘근심을 잊게 해준다.’는 의미이다. ‘눈물 마시는 새’ 자체가 일상에서의 근심걱정 거리를 해결케 하는 동기를 우리에게 보내는 듯하다. 원추리는 우리나라 원산의 백합과에 속하는 키 높이 1m정도의 여러해살이 야생화로 뿌리에서 두 줄로 마주나는 긴 칼 모양의 잎은 끝이 처지고, 잎 사이에서 올라 온 꽃대 끝 쪽에 가지가 갈라져 총상꽃차례(긴 꽃대에 꽃자루가 있는 여러 개의 꽃이 어긋나게 붙어서 밑에서부터 피기 시작하여 끝까지 핀다.)로 옆을 보고 피는 아름다운 꽃이다. ‘기다리는 마음’이 꽃말이다.
아스클레피아스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아폴로 신의 딸 코로니스는 임신한 상태로 인간과 사랑에 빠져 바람을 피웠다. 외도를 알아차린 아버지 아폴로는 처벌하였다. 화장용 장작더미 위에 올려 진 딸의 시신이 막 불타려할 때, 제왕절개수술을 행하여 아들 아스클레피오스를 죽음으로부터 구했다. 그가 성장하여 위대한 의사가 되었는데, 그를 의사의 신이라 불렀다. 의술을 전례 없이 높은 위치로 올려놓았을 뿐만 아니라 인간지식의 한계를 넘어 죽은 사람을 살려내자, 위대한 하늘의 신 제우스가 격노하였다. 신의 제왕 제우스의 눈으로는 인간이 죽은 사람을 살려낸다는 일은 우주의 자연 질서를 무너뜨리는 지극히 불경한 일인데다가, 죽음을 관장하고 지하 계를 다스리는 신, 동생 하데스가 불평했기 때문이다. 제우스는 신속하게 벼락을 떨어뜨려 아스클레피오스를 죽였다. 이에 파생하여 생겨난 꽃이 ‘아스클레피오스’이다. 그래서 이 식물의 줄기와 잎에서 나오는 유백색 수액은 독성이 있어 인간이 섭취할 수가 없다. 꽃말은 ‘나는 변하지 않는다.’이다.
쑥갓꽃
국화과에 딸린 한 두해살이 식물이다.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이며 세계 각지에서 채소로 오랫동안 재배하여 왔다. 춘국(春菊)이라고도 하며, 독특한 향기가 있다. 잎은 어긋나고 2회 우상으로 깊게 갈라지며 잎자루가 없다. 꽃은 황색 또는 백색이며 가지와 원줄기 끝에 두화가 1개씩 달리고 지름 3cm 내외이다. 가장자리에 암꽃의 설상화가 달리고 중앙에 양성 통상화가 달린다. 서양에서는 관상용으로 심으며 동양에서는 텃밭 등에서 재배한다. 때문에 채소로 먹을 줄만 알았지 아름다운 꽃으로 여긴 사람은 많지가 않다. 우리나라 칼국수 전문점들에서는 빠지지 않는 재료이다. 비교적 밋밋하고 식감도 부드러운 칼국수에 쑥갓의 향이 풍미를 올려주고 아삭한 식감도 주기 때문에 인기가 만점이고 ‘상큼한 사랑’이 꽃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