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시골에서 일만 하시는 분인 줄 알았다는 딸의 반응은 기쁨과 놀라움 자체였다. 군서깻잎 축제 때 오프닝 공연으로 지역민들의 흥을 돋구어준 ‘가요난타동호회’의 활약이 본지에 실린 것을 본 후 반응이었다.
시골에서 일에 파묻혀 생활한 어머니의 또 다른 모습을 보고 자식들이 본인보다 더 기뻐하는 눈치였다. 올 초에 결성된 ‘가요난타동호회’는 일주일에 두 번 모여 장구와 꽹과리를 함께 연습한다고 했다. 고된 농사일로 심신이 지쳐 있는 상태에서도 모여 연습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저절로 힘이 난다는 한결 같은 말을 했다.
같은 주제로 소통하다 보니 할 말도 많아지고 자기개발도 되는 일석이조라고. 생전 무대라곤 서 본적이 없어 떨리지만 여러 사람들 앞에서 재능을 펼치니 이보다 더 기쁜 것이 없다는 즐거운 목소리도 들렸다. 농촌 지역은 문화적인 면에서 도시보다 낙후될 수 밖에 없다.
자연이 좋아 지역으로 오고 싶어도 이 문제에 걸려 꺼려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거지를 옮기고도 마음 둘 데가 없어 도시로 나가 바람을 쐬고 온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들에게 마을마다 행해지는 동호회 활동은 삶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좋아하는 것을 배우면서 지역민들과 소통하며 진정한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건강한 옥천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이 행복해야 한다. 아름다움 풍광만을 바라보고 사는 건 한계가 있다. 사람만큼 아름다운 자연은 없다. 같은 것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이웃이 있다는 건 행복이다. 야생화를 키우는 사람들이 모이면 꽃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했다. 커피에 관심이 있는 바리스타동호회는 커피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고 행사 때마다 커피를 내려 판매한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고 있었다.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무언가를 해나간다는 자존감은 옥천에 뿌리내릴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서로가 모여 웃을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군은 주민자치위원회나 생활개선회 혹은 소수의 작은 동호회 활동에도 적극적인 지원과 격려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지역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지역에 깃들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에너지가 하나로 모아질 때 가장 큰 힘을 발현한다. 생동하는 문화의 힘은 결국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활동으로 만들어지는 것. 옥천인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복을 지켜주는 것이 군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지역의 힘은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