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이란 공간과 공간이 있고
잎과 잎 사이 바람이 있고
거미줄의 흐름이 있어
숨을 멈춘 것들의 비틀거림도
눈 가까이에 살아 있었다
그 사이로 새의 날개 짓
구름을 모아들였고
빗물의 기억이 살아있어
잎마다 물의 느낌을 일으켜 세웠다
공간은 물체의 영역
한 잎이 지나간 자리엔
여러 개 그늘의 파동이 위와 아래로
이어지는 생각의 모서리가 번지고 있듯이
눈에서 눈으로 가는 그리움도
나무에서 잎 하나 틔우는 일
한 줌의 흙이 내 손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약력
·2014년 <시에>로 등단.
·시집 『새들은 일요일에 약속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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