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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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226)
  • 권순옥 수필가
  • 승인 2024.05.30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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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
해당화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설화, ‘해당화이야기’가 삼국사기에 나온다. 신라의 학자 설총이 신문왕을 위해 지은 ‘화왕계’에는 모란(화왕), 해당화(미인), 할미꽃(백두옹)을 의인화 해 신문왕께 충고를 전하는 내용이다. 미인 해당화가 나타나 왕에게 아첨하고 눈앞의 부귀영화와 쾌락, 찰나의 즐거움을 유혹하지만, 왕이 그릇된 길로 들어서선 안 된다며 내쳐야 하는 존재로 묘사한다. 결국 신문왕은 처음에는 해당화를 포기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하게 굴었으나 현자 백두옹 할미꽃의 말을 듣고 정신 차려 자신의 잘못을 뉘우쳐 경계 삼았다고 한다. 이 설화는 문학작품으로 중등교육과정에 수록될 만큼 높은 교훈을 주고 있다. 해당화 미녀가 남성을 미혹하더라도 말려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하다. 해당화는 바닷가 모래땅에서 잘 자란다. 줄기에는 작고 긴 딱딱한 가시가 촘촘히 나 있고, 키 높이는 1.5m 정도 된다. 잎은 타원형이고 두터우며 표면에는 광택이 나, 햇볕에 반짝인다. 꽃은 홍자색이고 새로 난 가지 끝에 달리며 향이 진하게 난다. 꽃잎에는 방향성 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향수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이끄시는 대로’가 꽃말이다.

베로니카
베로니카

16세기 베니스, 가난한 평민의 딸 베로니카는 귀족청년 마르코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그러나 마르코는 사랑 대신 돈과 권력을 좇아 다른 여인과 정략결혼을 하고 만다. 실의에 빠진 베로니카에게 한때 고급 창녀였던 어머니 파올라는 ‘그의 사랑을 얻고 싶으면 최고의 창녀가 되라’고 권한다.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마침내 베로니카는 권력층의 남성들을 사로잡는 창녀가 되고 마르코와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는 데도 성공한다. 
그러나 그녀의 사랑을 독점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하는 마르코, 베로니카가 위기에 처한 베니스를 구하기 위해 프랑스 왕과 잠자리를 하면서 둘의 갈등은 더욱 깊어 간다. 결국 마르코는 전쟁터로 떠나고 베로니카의 삶은 귀족 부인들의 시기와 그녀를 흠모하던 가난한 귀족 마피오에 의해 장벽에 부딪혀 어려운 삶을 이어간다. ‘허스코비츠’ 감독 미국영화 베로니카의 줄거리이다. 인간 이면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이런 삶을 살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 야생화 베로니카 꽃은 6~8월에 꽃대 줄기에 붙어 총상화서로 밀집하여 피는데 ‘정조’가 꽃말이다.

분홍괴불나무꽃
분홍괴불나무꽃

쌍떡잎식물 인동과의 낙엽관목으로, 러시아와 투르키스탄이 원산지이다. 1950년대에 들여와 가꾸기 시작한 외래식물로 꽃과 열매가 빨갛기 때문에 시선을 끌고 있다. 키 높이가 3m에 달하고 많은 변이종이 나와 관상용으로 심고 있다. 5월경 개화하고 화경 길이는 1.5~2cm이며, 포는 꽃받침보다 짧거나 약간 길다. 꽃부리는 분홍색이며 판통은 밑 부분이 다소 넓고 열편보다 짧으며 상순의 측 열편이 밑 부분까지 갈라져 퍼지는데 아름답다. 꽃말은 ‘인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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