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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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229)
  • 권순옥 수필가
  • 승인 2024.06.20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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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치마
처녀치마

처녀치마는 일제강점기에 이름을 붙이면서 생긴 촌극이었다고 식물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 야생화를, 그들의 여성들이 걸치고 다니는 치마를 닮은 때문이란다. 아름답고 듣기 좋은 우리말이 얼마든지 있는데 말이다. 사람은 저지른 만큼 되돌아온다고 했다. 우리를 속상하게 한 만큼 그들을 해코지하는 일들이 자꾸자꾸 생겨나리라 생각한다. 야생화 처녀치마는 뿌리줄기가 짧고 곧게 자란다. 잎이 무더기로 나와 꽃방석같이 퍼지고 녹색으로 윤기가 있다. 꽃줄기는 겨울철에 잎 중앙에서 나오고, 꽃이 진 후에는 60cm내외로 자라고 3~10개의 꽃이 총상으로 달린다. 꽃은 연한홍색에서 자록색으로 변하고 열매는 성숙할 때까지 남아 있다. 꽃받침 갈래조각과 수술은 6개이며, 열매는 꽃덮이조각으로 싸여 있고 3개의 능선이 보인다. 꽃말은 ‘절제’이다.

 

 

안개꽃
안개꽃

안개꽃은 한해살이 야생화로, 원산지는 흑해와 카스피 해(海) 사이에 있는 ‘캅카스’지역이다. 키는 약30~40cm정도 자라고 많은 잔가지에 작은 꽃송이들이 안개가 내려앉은 것 같다하여 안개꽃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안개꽃엔 전설이 있다. 한 해군장교와 ‘제니’라는 여성은 서로 사랑하였다. 하지만 전쟁이 나, 그는 전쟁터로 나가게 되었다. 그녀가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았고, 뿐만 아니라 죽었다는 소문까지 퍼지자 그녀를 눈여겨보던 마을의 한 부잣집 아들이 청혼 하였지만 거절당했다. 이에 앙심을 품은 그가, 자기와 결혼한다는 헛소문을 퍼뜨렸다. 그 때, 죽은 줄만 알았던 장교가 돌아오자 부잣집 아들은 병사들을 고용해 그를 죽이려하였다. 그녀는 이를 막기 위해 신께 열심히 기도하였다. 신이 감동하였는지, 안개가 주위를 뒤덮어 앞이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부잣집 아들은 안개를 벗어나려고 허둥대다 자기 칼에 찔려 죽고 말았다. 잠시 후, 안개가 걷히고 그와 그녀 주변엔 안개꽃이 피어났다. 해피엔드이다. 안개꽃을 모티브로 한 대중가요가 여럿 있다. 우선, 사랑을 노래 한 이문세의 곡 ‘안개꽃 추억으로’가 있고 또, 싱어송라이터 박학기 음악 ‘함께 있기에 아름다운 안개꽃처럼’에서 노랫말은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 안개꽃이 우리에게 소망의 등불이 되어 주는 듯하다. 요즘, 흰색 안개꽃과 장미를 같이 선물하면 ‘죽을 때까지 사랑한다.’는 로맨틱한 꽃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로즈제라늄
로즈제라늄

이집트가 고향인 이 꽃엔 전설이 있다. 이슬람의 창시자 ‘마호메트’가 강에서 목욕을 하고 옷을 빨아 주변 풀밭에 놓아두고 잠깐 졸다가 눈을 떴다. 바닥에 놓아둔 옷들이 봉긋 솟아올라 있는 것에 놀라 가까이 가보니, 조금 전까지만 해도 보지 못했던 새빨갛고 화려한 향기를 내뿜는 꽃들이 가득 피어있었다. 이 꽃이 ‘로즈제라늄’이다. 알라신 마호메트의 덕(德)을 칭송하기 위해 창조한 꽃이라 하여 이슬람의 꽃이라 부른다. ‘행복’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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