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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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234)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4.07.25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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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

고대 그리스신화에는, 달맞이꽃에 얽힌 전설이 있다. 별을 사랑하는 요정들 중에 유독 달을 사랑하는 님프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님프는 별이 뜨면 달을 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심코 이런 말을 하게 되었다. ‘별이 모두 없어졌으면, 매일 달을 볼 수 있을 텐데.’ 그러자 이 말을 들은 다른 님프들이 제우스에게 이 사실을 고했다. 화가 난 제우스는 달이 비치지 않는 곳으로 님프를 쫓아버리고 말았다.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달의 신은 자기를 좋아했던 님프를 찾아 헤맸다. 그러나 곳곳에서 제우스가 방해하는 통에 둘은 끝내 만날 수가 없었다. 결국 달을 사랑했던 님프는 너무나 지친 나머지 병들어 죽게 됐고, 님프가 죽은 후에야 찾아 올 수 있었던 달의 신은 눈물을 흘리며 님프를 땅에 묻어주었다. 이를 본 제우스는 너무 심했다고 생각했는지 죽은 그녀의 영혼을 달맞이꽃으로 환생시켜주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달을 따라 꽃을 밤에만 피우고 있다. ‘기다림, 소원’이라는 꽃말을 가지게 되었다.

으름꽃

으름은 우리나라 제주도에 많이 분포하는데, 수수께끼가 등장할 정도로 친숙하다. ‘아은 땐 조쟁이 되고 어룬 되민 보댕이 되는 것이 뭘까?’ 제주말로 묻는다. ‘어릴 땐 남성 성기가 되고, 어른이 되면 여성 생식기처럼 된다.’는 의미인데, 으름열매가 익어가는 초기의 모양과 열매가 익어 껍질이 툭 터져 벌어진 모습이 여성의 음부와 같다 해서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명담이다. 임하부인(林下婦人)이라는 별명도 주어져 있다. 이는 으름열매라는 의미이다. 뿐만 아니라 으름 꽃은 크지 않고 사랑스러울 만큼 매우 아름답다. 자연이 주는 신비로움이다. 으름덩굴 줄기는 5m까지 뻗어나가며, 잎은 햇가지에 어긋나게 달리고 묵은 가지에는 5~6장씩 달린다. 봄에 잎 달린 자리에 꽃대가 나와 흰빛 도는 자주색 꽃봉오리가 달린다. 암꽃은 지름 3㎝정도로 드문드문 달리고 검은 자주색 암술이 3~9개 나온다. 수꽃은 그보다 작은 지름 1.5㎝ 정도로 4~5송이씩 모여서 달리며 보라색 수술이 6개가 나온다. 꽃잎은 따로 없고 꽃받침 잎이 3장 갈라져 나오는데 자그마하고 예쁘다. 관상용으로 심는 으름 꽃은 ‘재능’이 꽃말이다.

골담초

골담초는 콩과에 딸린 갈잎떨기나무로 중국이 원산지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도 군락지가 발견되어 원산지로 여기고 있다. 키 높이가 2m쯤 되고, 줄기는 위를 향한 가지는 사방으로 늘어져 자라며, 5개의 능선이 있고 회갈색의 잔가시가 있다. 잎은 깃꼴겹잎이고 잔잎은 넓은 타원모양이며, 잎 표면은 진한 녹색으로 광택이 나고 햇볕에 빛난다. 꽃은 봄에 나비모양의 누른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하나씩 핀다. 잎 색깔이 황색에서 적황색으로 변하지만, 꽃 색도 황색에서 적황색으로 변하면서 아래로 늘어져 핀다. 꽃이 아름답고 잎 모양이 기이하여 가정의 정원수나 생 울타리로 유망한 수종으로 이용하고 있다. ‘겸손’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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