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기억상실증과 코어근육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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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기억상실증과 코어근육 살리기
  • 정일규 한남대학교 생활체육학과 교수
  • 승인 2018.09.0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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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규 한남대학교 생활체육학과 교수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 있거나 밭에서 쭈그려 앉아 일을 하다가 일어설 때, 자신도 모르게 ‘어이구’라는 소리를 내면서 허리 뒷부분에 손을 집게 된다. 이렇게 일어날 때 허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앉아있는 동안 엉덩이근육을 너무 사용하지 않아서 일어나는 일이다. 즉 우리가 앉아있는 동안에 엉덩이근육은 쿠션으로서의 역할 말고는 별로 할 일이 없게 된다.

그런데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는 엉덩이근육이 중요한 일을 담당한다. 즉 엉덩이근육이 수축하면서 허리부위의 관절을 펴게 하고 상체를 세워서 일어나게 한다. 그런데 몇 시간이고 앉아있는 동안 엉덩이근육은 쓸 일이 없으니 신경자극도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모처럼 일어서려고 할 때 엉덩이근육이 제 역할을 못하고 대신 허리부위에서 척추를 잡아주는 척추기립근이 평소보다 더 많은 힘을 써야만 허리를 펴서 몸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엉덩이기억상실증(Gluteal Amnesia)이라고 하는데, 특히 근기능이 감퇴된 나이든 사람은 일어서면서 허리를 쥐고 ‘아이구구’하는 앓는 소리를 내게 하는 원인이 된다. 즉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에 의해 엉덩이부위의 근육이 비활성화되며, 이를 보상하기 위해 허리(요추)부위의 근육이 과활성화되는 것이 요통의 한 원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거나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코어근육을 단련시키는 것이다. 코어근육은 주로 척추와 골반을 연결시켜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근육으로, 몸통 전체에 걸쳐 주로 몸 안쪽 깊은 곳에 위치하는 근육들을 말한다. 이러한 근육들이 약화되면 인체의 자세가 바른 정렬을 이루지 못하고 움직임을 지지하지 못하게 되어 부상을 입을 위험이 높아지고 힘을 제대로 쓸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해서 인체가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몸 안 깊숙이 위치하여 척추와 골반을 잡아주고 있는 코어근육이 안정화되어야 된다. 예를 들어 류현진과 같은 투수가 공을 던질 때,  단순히 팔과 어깨의 힘만이 아니라 코어근육에서 시작된 힘이 순차적으로 어깨와 팔에 전달되어야 강한 힘으로 공을 던질 수 있다. 또 호나우두와 같은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강력한 킥을 차거나 헤딩동작을 할 수 있는 것도 강력한 코어근육이 그 바탕이 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코어근육의 훈련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나타나는 요통과 같은 문제를 예방하거나 개선하는데 의미가 있다. 원래 정상적으로는 허리부위에 적절한 만곡, 즉 커브가 유지되어야 하지만 척추를 둘러싼 코어근육이 약해지면 이러한 허리만곡이 무너지면서 어느 한 부위의 요추부위에 힘이 가해져서 추간원판탈출증(일명 디스크)이나 요통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엉덩이 기억상실증의 예방과 코어근육을 강화시키기 위한 대표적인 운동으로는 스쿼트나 프랭크운동이 잘 알려져 있다. 프랭크운동을 소개하면 팔꿈치를 굽혀서 엎드려뻗친 자세를 약 1분간 유지하는 동작인데, 그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엎드려 있는 동안 복부와 등 부위의 근육이 함께 힘을 써서 몸통과 하체를 잇는 부위를 마치 하나의 통조림 캔처럼 단단히 한 묶음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또 복부부위의 횡격막은 가장 중요한 코어근육의 하나로서 올바른 호흡법과 함께 단련시키면 효과적이다.

이러한 코어근육의 운동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단순히 동작만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원리와 방법을 잘 이해하고 실시해야 한다. 따라서 처음에는 전문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동작과 원리에 대해 배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코어근육 운동은 가급적 매일 조금씩 하거나 적어도 주당 2~3차례 하는 것이 좋다. 코어운동은 그 방법을 잘 익힌다면 특별한 장소나 장비, 도구가 없이 집에서도 할 수 있고,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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