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상태바
“옥천군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 김수연기자
  • 승인 2020.11.19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옥천군 청년 농업인으로 다양한 활동 중
젊은 대표의 신선한 안목과 정보력으로 승부
“내 고향 옥천에 기여하고파”
박준우 대표가 열정 하나로 세운 락희푸드 공장 부지
박준우 대표가 열정 하나로 세운 락희푸드 공장 부지

202010월 기준 옥천군 인구 현황은 50,696명으로 5만명을 조금 웃돌고 있다. 10년 전엔 54,1625년전인 2015년만 하더라도 52,614명으로 5만명을 훨씬 넘었는데 말이다. 현재 군에선 5만선을 지키기 위해 귀농·귀촌인구 유입을 통한 인구 증가를 꾀하고 아동친화도시로 발돋움 하는 등 여러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옥천군에 거주하는 2030세대는 많지 않다. 군에서 제공한 자료(10월 기준)에 따르면 총 인구 50,696명 중 20세부터 39세까지 청·장년층은 8,339. 비율로 환산하면 16.5%가 채 되지 않는다. 이처럼 한 명의 청년이 소중한 옥천. 야속하게도 청년층 비율은 쉽사리 늘지 않고 있다. 모두들 사회적·문화적 인프라와 취업 시장이 넓은 도시를 향해 떠나고 있는 것.

하지만 외국에서 생활하다 고향 옥천으로 돌아와 지역 농민과 함께 잘 살아보겠다라는 마음가짐 하나로 회사를 세운 청년이 있다.

바로 락희푸드의 박준우(30) 대표다.

락희팜 박준우 대표
락희푸드 박준우 대표

 

해외 취업과 체류 그리고 다시 옥천으로 돌아오기까지

옥천에서 학교를 다니다 대학교에서 조리를 공부한 박 대표는 이내 미국 호텔에서 인턴으로 지내게 된다. 시골에서 자라 외국의 큰 호텔에 일자리를 얻은 박 대표는 개천에서 난 용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과 익숙하지 않은 언어를 쓰며 2년동안 큰 호텔에서 버티고 또 버텼다. 그는 그렇게 모은 돈을 가지고 뉴욕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한다. 새롭게 도전한 공부는 바로 음료어학’. 박 대표는 미국 체류 당시를 생각하며 그 땐 알바를 쉬지 않았다. 사실 기회만 된다면 계속 체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했다.

840만명의 인구가 있고 세계에서 세 손가락에 꼽을 만큼 발전한 도시인 뉴욕에서의 삶은 옥천에서의 삶과 180도 달랐을 것이다. 바쁘고 어지러운 뉴욕 생활에 잘 적응하던 그는 2010년대 초 가족의 건강 문제와 다른 일들로 한국에 돌아오게 된다.

 

직장생활 그리고 첫 창업

한국에 돌아온 그는 전공인 조리와 호텔에서 근무했던 경력을 살려 식품가공회사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다가 괜찮은 아이템을 발견한다. 바로 육수’. 수년 간 뜨거운 불 앞에서 요리했던 기억을 되짚어 보니 가능성이 보였다.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뛰어든 탓일까 그의 첫 창업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사업과 요리는 분명히 달랐다. 주어진 재료로 단시간에 완성품을 만들어내는 요리와 달리 사업은 몇 달, 몇 년을 바라봐야 했고 단가와 재고부터 시작해 매출액, 회계, 법률 분야까지 모두 신경 써야 했다. 그렇게 그는 눈물을 머금고 첫 사업을 접게 된다.

그러나 실패의 쓴 맛은 그에게 도전의식을 불러 일으켰다. ‘내가 할 줄 아는 것만 하면 안되겠구나싶어 낮엔 직장에 다니며 저녁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지원하는 신사업창업사관학교에 참가했다. 소상공인 분야의 새로운 창업 아이디어를 육성하는 과정으로 이론만 9개월 이상 다루는, 무시무시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었다. 훗날을 다짐하며 장작 위에 누워 쓸개를 씹어먹는 와신상담의 자세로 1년이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주경야독한 박 대표는 심기일전해 옴니채널(고객중심으로 모든 채널을 통합하고 연결해 일관된 커뮤니케이션 제공으로 고객 경험 강화 및 판매를 증대시키는 전략)을 통한 지역 농산물 팔기에 도전한다.

이후 다니던 직장을 정리한 그는 직접 농업을 해야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해 농업 경영체 운영을 시작한다.

 

위기를 기회로

농업 경영체를 운영하기로 마음먹은 박 대표는 당시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에서 진행하던 청년창업농사업사업에 참여한다. 직장이 없는 사람에게만 기회가 부여되기 때문에 박 대표의 상황과도 잘 맞아 떨어졌다. 하지만 또 다시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농림부는 기획재정부 승인 없이 사업을 진행해왔고 결국 사업이 무산돼버린 것이다.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사업에 참여한 청년들에겐 기존에 약속한 지원금보다 훨씬 적은 500만원의 지원금(혹은 위로금)만이 돌아왔지만 박 대표는 이 500만원으로 아로니아 농지를 조성한다.

이후 4-H 활동을 통해 점점 네트워크를 넓혀간 그는 본격적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지인에게 아로니아, 포도 등을 지원받아 12평 남짓한 공간에서 가공사업을 시작한다.

첫 제품은 아로니아 초코볼’. 수 많은 데이터를 통해 초콜릿 시장에서 점점 소비자들의 눈이 높아져간다는 것을 깨달은 박 대표가 내놓은 회심의 작품이다. 아로니아 초코볼은 아로니아를 활용한 초코볼로 영양소가 많지만 생과로 먹기 힘든 아로니아의 접근성을 높였다.

이후 그는 옥천 딸기농가의 딸기를 동결 건조해 만든 사계절 통딸기’, 고구마를 이용해 만든 바타타 프로틴볼등을 개발한다.

특히 GAP인증 받은 통딸기만을 사용한 사계절 통딸기는 네이버 스토어팜 등에서 인기를 끌어 소비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줬다.

박 대표는 제품을 개발하면서도 틈틈이 정부 사업에 참여해 공장 부지도 구입하고 공장 건물도 건축했다. 박 대표는 옥천농업기술센터의 기술지원과, 농촌활력과에서 많이 도와줬다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아로니아초코볼 가공 중 선별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아로니아초코볼 가공 중 선별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원재료에 초콜릿을 입히고 있다.
원재료에 초콜릿을 입히고 있다.

 

현재 상황과 향후 계획은

박 대표는 현재 수출 얘기도 있지만 생산량이 적어 원재료 공급처를 알아보는 중이다고 했다. 지난 해 아로니아 단가 문제로 정부에서 진행한 아로니아 폐농에 이어 올 여름 긴 장마에 아로니아가 모두 죽어버려 계획된 공급량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 또 새로운 제품도 계속해서 개발하고 출시해야 하는데 사무적인 일부터 개발에 농사까지 신경쓰려니 몸이 다섯 개라도 남아나지 않을 스케줄 속에서 살고 있다.

따라서 현재 박 대표의 목표는 회사를 키워 안정화 시키고 상품 품목을 늘리는 것이다.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 바로 지속적으로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농업 지역인 옥천군과 상생·협업 할 수 있는 농산업체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는 농촌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과 청년층들에게 좋은 비전을 제시하고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박 대표의 정보력과 도전정신으로 이뤄진 락희푸드. ‘누군가 옥천 농업의 미래를 물어보면 고개를 들어 락희푸드를 보게 하라는 말이 절로 나올 때까지 달려갈 박 대표를 응원한다.

락희푸드의 상품은 네이버 스토어팜에서 구입할 수 있다.
아로니아 건조기
아로니아 건조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