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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초
옛날 정나라의 한 나무꾼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사슴을 잡아 파초 잎으로 덮어두고 돌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감추어 둔 사슴이 생각나 산으로 찾아갔지만 어디에 숨겨두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 한갓 꿈으로 돌려버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을 중국 고사에서 초록몽(蕉鹿夢)이라 하는데, 세상일이 허무하며 꿈과 같이 덧없을 때 쓰는 말이다. 파초 잎이 사슴 한 마리를 덮을 수 있을 정도로 컸다는 데서 비롯된 고사이기도 하다. 또, 중국에 오학사라는 분이 있었는데 그는 졸음이 와 몽롱한 중에 한 미녀를 만났다. “실례지만 이름이 뭐요” 그는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고 물었다. “초(蕉)라고 합니다” 미녀는 이렇게 대답하고 사라지려 했다. 그는 엉겁결에 그녀의 치맛자락을 잡아끌었는데 한쪽이 찢어지며 그녀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정신을 차린 그는 자신이 동헌에 앉아 꿈을 꾼 것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손에 쥐어있는 것은 미녀의 치맛자락이 아닌 파초 잎이었다. 그는 뜰에 내려와 화단을 살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파초 한 잎이 찢어져 있었고 그의 손에 쥐어진 파초 잎을 맞추어 보니 놀랍게도 꼭 들어맞았다. 때문에 꿈속의 미녀는 파초의 영(靈)이었다는 것이다. 야생화 파초의 높이는 약 5m, 지름 20cm로 뿌리줄기는 크고 옆에서 작은 덩이줄기가 생겨 번식한다. 뿌리줄기 끝에서 돋은 잎은 서로 감싸면서 원줄기처럼 자란다. 어린잎은 말려서 나와 사방으로 퍼지며 긴 타원형이고 길이 약 2m이며 밝은 녹색이다. 여름에 잎 사이에서 꽃줄기가 자라고 줄기 끝에서 꽃이삭이 밑을 향하여 달린다. 포(꽃대의 밑이나 꽃자루의 밑을 받치고 있는 녹색 비늘 모양의 잎)는 잎같이 생기고 노란빛을 띤 갈색이며 꽃이 피면서 점차 떨어진다. 꽃은 포 겨드랑이에 15개 안팎이 나와 2줄로 달리며 분홍빛을 띤 흰색이고 길이 6~7cm이다. 꽃이삭은 자라면서 밑 부분에서는 암꽃과 수꽃이 같이 피고 윗부분에서는 수꽃만 달린다. 파초의 꽃말은 ‘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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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오니아
유라시아 서부와 북아프리카 원산인 ‘브리오니아’는 그리스어 bruo(힘차게 뻗친다)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성장 속도가 빠르고 덩굴손이 긴 야생화로 뿌리가 희고 다육질이며 잎은 크게 갈라진다. 꽃은 녹색 기운이 도는 흰색이며 다섯 장의 잎 새가 둥글고 커다란 모양으로 잎겨드랑이에서 무리 지어 피는데, 꽃이 진 다음에 달리는 빨간색 작은 장과 열매가 예쁘다. ‘거절’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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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드롭
아담과 이브가 낙원에서 쫓겨났을 때, 그날따라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려 이브가 추위에 떨며 절망하고 있었다. 그때 천사가 내려와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따뜻해지니 너무 상심하지 말라고 위로하였다. 그리고 내리는 눈송이를 손으로 휘젓자 금세 눈송이는 스노우드롭 꽃으로 변해 버렸고 그때부터 매년 겨울이 되면 이 꽃이 피어난다고 한다. 꽃말은 ‘희망, 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