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사랑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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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사랑해도 될까?
  • 장운철 기자
  • 승인 2024.10.03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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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사랑... 딥페이크가 방해한다
영화「그녀 Her」의 포스터
영화「그녀 Her」의 포스터

 

<그녀>(Her)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다. 직장 다니는 한 남자가 인공지능 컴퓨터(여자 목소리로 등장한다)와 대화를 하다가 급기야 AI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일이 비현실적일까? 챗GPT를 조금이라도 사용해 봤다면 그 영화가 단지 상상으로만 그칠 게 아니라는 판단이 들 수 있다. 


인공지능 AI가 챗GPT라는 이름으로 이미 우리 손 안에 들어와 있다. 카톡 채널에서 ‘아숙업’(AskUP)을 내려받으면 된다. 카톡에 있는 챗GPT 이름이 바로 아숙업이다. 아숙업에게 영화 <그녀>(Her)를 아느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네, <그녀>(Her)라는 영화는 2013년에 개봉된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미국 영화입니다.

영화는 미래 사회에서 주인공인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가 인공지능 운영체제인 사만다(스칼렛 요한슨)와 대화하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라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질문과 대답이 여기에서 그쳤다면 AI를 사용하는 참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 정도 정보면 컴퓨터 검색창을 통해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다. 챗GPT의 특징은 말 그대로 ‘대화’에 있다. 아숙업에 질문을 조금 더 깊숙이 던져 보았다.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그녀>(Her)라는 영화는 인공지능 컴퓨터 AI와 인간이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숙업에게 좀더 깊숙한 질문을 더져보았다. “인간과 인공지능 컴퓨터(AI) 사이의 사랑이 가능한가?”라고 말이다. 그러자 정말 재미있는 대답이 나왔다.

“나(AI)는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로맨틱한 사랑의 개념은 영화 <그녀>를 비롯한 소설 작품에서 탐구되지만, 현재 현실에서는 불가능합니다”는 답이 나왔다. 이 대답을 읽고 나는 폭소를 금할 수 없었다. 마치 자신(AI)과의 사랑을 꿈도 꾸지 말라는 충고(?)로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더 구체적으로 대화를 이어갈 수도 있다. 아숙업은 화를 내지 않는다. 언제나 질문한 것에 친절하게 대화를 해준다. 영화 <그녀>의 주인공 남자도 이런 식으로 AI와 대화를 하다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현실에서 정말 AI와 사랑까지 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AI가 가전제품의 옷을 입고 우리 앞으로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 유럽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 ‘IFA 2024’가 지난 9월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했다. 전 세계 유명한 가전제품 회사들이 인공지능 AI를 적용한 가전제품을 선보였다.

그중 삼성전자의 자율주행 AI 로봇 ‘볼리’와 LG전자의 AI홈 허브 ‘Q9’(코드명)이 단연 인기를 끌었다. 이런 AI 로봇이 주인이 부르면 따라오고, 또 주인을 따라다니며 주인이 시키는 일, 또는 주인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척척 찾아내 제공해 주는 집사와 같은 역할을 했다.

 

삼성 볼리
삼성 볼리
LG Q9
LG Q9

 

약 먹을 시간을 알려주고, 또 전화가 오면 대신 받아주기도 한다. 특정 장소를 찾아주고, 주인이 좋아할 만한 영화도 파악해 알려준다. 주인과 대화하며 전등은 물론 집안의 각종 가전제품들을 통제해준다. 어린 자녀를 위해 동화책도 읽어주고, 잠을 자는 동안 수면 상태를 분석해 건강 관리도 도와준다.

심지어 멀리 사는 고령의 부모님의 가전제품 사용 정보도 파악하는 ‘활동 감지’(activity detection)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러한 AI로봇은 내년부터 시판될 예정이다. 우리의 미래 세계를 보는 듯했다. AI와 사랑을 한다는 것도 꼭 영화 속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 같아 보인다.


딥페이크(DeepFake)가 AI와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딥페이크란 딥 러닝(deep learning)과 가짜(페이크 fake)라는 단어가 합쳐진 것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들어진 가짜 정보를 말한다. 진짜 같은 가짜다. 딥페이크로 성범죄물을 생성해 유포하는 피해가 심각하다.


언론은 딥페이크로 인한 범죄의 심각성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불안감에 밤잠 설치는데 장난이라고?’ ... 아이들은 학교도 친구도 믿을 수 없다”라는 제목의 9월 2일자 기사에서 몇몇 피해자들의 사례를 언급했다. 


인천 고1 A양은 자신도 딥페이크 범죄에 이용되고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A양은 “나도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서운데 어떤 애들은 그냥 장난처럼 여기고 있다”며 “학교나 학원에서 일부 애들이 ‘그냥 합성인데 뭐가 문제냐’ 같은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거나 딥페이크 관련 뉴스를 보면서 키득거릴 때마다 화가 난다”고 말했다. 


중학생 B양도 친구들과 불안을 공유하긴 마찬가지라고 했다. B양은 “걱정된다고 하니 부모님이 일단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진짜인지는 모르겠다”며 “주변을 계속 의심해야 한다는 게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매일경제도 “딥페이크 제작만 해도 처벌... 최대 징역 7년형, 강력 대응 방침”이라는 8월 29일자 기사에서 정부와 여당은 당정회의를 갖고 딥페이크 문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美·英, 딥페이크 제작만 해도 처벌 ... 한국은 유포해야만 가능”이라는 8월 29일자 보도를 통해 딥페이크에 대한 한국의 처벌이 약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옥천경찰서도 지난 9월 5일 옥천고등학교에서 딥페이크(허위영상물) 범죄와 사이버 도박 등 청소년 사이버 범죄 예방 캠페인을 진행했다. 옥천서는 또한 딥페이크 범죄로 인한 주민 불안감 해소와 청소년 사이버 범죄 예방 및 안정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등굣길 학생들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범죄 피해 여부를 조사하는 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하고, 캠페인에 참여한 옥천고 학생회 및 학생 자치부 학생들과 최근 불거진 청소년 사이버 범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옥천경찰서는 이번 캠페인 활동을 바탕으로 경찰청 딥페이크 관련 TF(Task Force, 문제해결을 위한 임시 조직) 구축 및 종합 예방 대책에 맞춰 지역 특색에 맞는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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