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은 저렴하고 단백질이 풍부해 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식품이다.
그런데 ‘살충제 계란’이 우리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놨다.
여태껏 계란과 닭고기를 애용해 온 나와 내 가족이 괜찮은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과 농가의 부도덕성이 부끄럽고, 다른 한편으로 분통이 터진다.
국민의 먹을거리 안전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정부의 초기 대응은 부처별 대응책이 오락가락을 반복하며 우스웠다. 양계농장 전수조사 결과와 맹독성 살충제의 위해성 등을 빠른 시간 내에 국민들에게 공개했어야 혼란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위험한 상황에 대처하는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안이하게 처리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수치가 뒤바뀌는 실수를 연발하고 말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결국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이런 위기상황을 대비한 매뉴얼이 갖춰지지 않은 것이 문제를 키운 원인이다.
이번 사태 와중에 불거진 친환경 인증 농장의 기준 미달 사태는 후속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683개 친환경 농장을 조사한 결과 68곳의 친환경 인증 농장이 기준에 미달했다. 이 중 2곳에선 맹독성이 강해 1979년 시판이 금지된 살충제 DDT가 검출돼 충격을 주었다. 정부의 관리감독이 얼마나 허술했나를 여실히 보여 준다. 또 친환경 인증을 남발한 민간업체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출신 ‘농피아’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게 사실이면 개선이 필요하다.
살충제 계란이 인체에 위험하지 않다는 정부 발표를 놓고도 논란이다. 각 전문가 집단들이 정면 반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환경보건학회는 성명을 통해 “살충제 계란의 급성독성이 미미하다는 발표는 중요한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우려되는 건강피해는 만성독성”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대한의사협회도 “살충제 계란이 인체에 심각한 독성이 없다 해도 안심하고 섭취할 상황은 아니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살충제 성분의 위해성 검사에서 오염된 계란을 1~2살짜리가 24개, 성인이 평생 매일 2.6개씩 먹어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이 살충제가 사람마다 다 다르게 체내에서 반응하기 때문에 문제는 심각한 것이다.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이거나 환자의 경우는 생명 까지 잃을 수 있다. 다행이 옥천군 관내 8곳의 산란계 농장에서는 살충제가 검출되지 않았다.
정부의 대처와 그의 따른 행동도 문제지만 우리 스스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일단 각자 살아남자.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식홈페이지 알림마당에 들어가면 살충제 노출 업체 명단이 있다. 알아서 피해, 우리들의 안전을 지키자.
안전한 먹거리는 정확한 규칙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저작권자 © 옥천향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