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예비후보자들 충의(忠義)정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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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예비후보자들 충의(忠義)정신 아쉽다
  • 임요준 편집국장
  • 승인 2018.04.1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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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준 편집국장

6.13지방선거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출마 예비후보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아침 출근길 인사부터 시작된 선거운동은 하루 종일 각종 행사장마다 얼굴을 내비치는데 여념 없다. 유권자 한사람이라도 더 만나 인물 알리기가 무엇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퇴근길 인사를 끝으로 하루 선거운동은 마무리될까 싶었지만 저녁시간 식당 곳곳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만도 하다.

지난 주말 청산면에서는 청산생선국수축제가 지역민의 염원을 담고 화려한 장을 열었다. 이른 새벽부터 내린 얄궂은 봄비에 축제가 망칠까 걱정도 됐지만 일부 야외행사가 내부행사로 바뀌었을 뿐 축제진행에는 별 무리가 없어 보였다. 

옥천군풍물연합회가 주최한 민속풍물경연대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생선국수축제를 축하하며 축제 분위기도 한껏 올리고자 당초 청산체육공원에서 개최하기로 한 대회는 다목적회관으로 장소를 옮겼다. 야외는 아니었지만 장소가 대수라. 흥겨운 한판이 벌어졌다. 각 읍면에서 총 10팀이 참가했으니 참가인원에다 관람객까지 200여 명은 족히 될 성 싶다.

예비후보들이 이런 자리를 놓칠리 없다. 각 정당 군수선거 예비후보부터 도의원, 군의원 예비후보들까지 대거 모여들었다. 2층 대회장은 대회 참가자에다 관람객, 예비후보자와 그의 지지자들까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옥천 공설시장이 물건을 사러 온 사람들로 매번 이렇게 붐볐으면 하는 괜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오전 10시 개회식이 시작되자 예비후보자들은 대회장 출입문 안쪽에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마치 줄을 세워놓듯 한 줄로 나란히 섰다. 일부 예비후보들은 개회식 후 강단까지 올라 같은 당끼리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곳이 어떤 대회장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이 사진은 마치 자랑이라도 할 냥 SNS에 올려지기도 했다. 한 시간 격차로 안내면 도이리 후율당에는 중봉 조헌 선생의 충의정신을 기리는 춘향제가 열렸다. 조선 중기 문신이자 유학자였던 조헌 선생은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청주성을 수복하는 등 왜군에게 큰 타격을 입히고 금산전투에서 700의병과 함께 장렬히 순국한 충신이다.

기자는 풍물경연대회를 뒤로하고 후율당으로 향했다. 도착한 후율당은 청산에서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춘향제를 진행하는 안내면 유림회원들과 종중 관계자, 제관으로 참석한 김영만 군수와 김승룡 옥천문화원장과 주민 몇 명만이 자리를 했다. 정작 선생의 충의정신을 되새겨야 할 청산에서 만났던 예비후보는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곳 선거구인 군의원 예비후보 한명만이 얼굴을 내보였다.

행사라면 열 일 제치고 달려가는 예비후보들이 진정 충의정신을 기리는 춘향제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규모가 작은 행사라 일명 군침 당기는 표밭이 아니었던 걸까? 차마 여기까지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씁쓸한 기분은 떨칠 수 없다. 대부분 당선인이 첫 업무를 시작하기 전 충혼탑 참배를 가장 우선한다. 당선 후 잘하겠다가 아니라 평소에 국가와 지역을 향한 충성심을 갖추는 것이 먼저다. 군민은 준비된 인물을 원하지 준비하기 위한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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