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군민 눈치 보기
상태바
기분 좋은 군민 눈치 보기
  • 임요준 편집국장
  • 승인 2018.07.05 13: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요준 편집국장

지난 1일 일요일 오후 뜬금없는 문자 한통을 받았다. 바로 다음 날 옥천체육센터에서 개최예정인 군수 취임식이 취소됐다는 긴급한 문자였다. 충주시, 음성군 등 도내 여러 지자체에서 보낸 문자가 연이어 들어왔다. 역시 다음 날 있을 취임식이 취소됐다는 것이다.

도지사를 포함 도내 전체 지자체 및 교육감 취임식이 모두 취소됐다. 이유인 즉 며칠째 이어진 장마에다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북상한다는 기상악화 속에 군민의 안전을 먼저 살피겠다는 것이다.

옥천군은 2일 오전 9시 정례 직원조회시간에 약식 취임식을 가졌다. 250여 참석자 중 대부분이 직원들이였고 축하객은 가족·친지 등 10여 명도 채 되지 않았다. 군민상 수상자를 포함 직원 외 참석자는 20명도 안 됐다. 일반 축하객은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은 셈이다. 그나마도 이들은 약식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퇴장하고 곧바로 직원조회가 시작됐다.

이후 그칠 줄 모르는 빗속을 헤치고 김재종 군수의 발걸음은 노인장애인복지관으로 향했다. 어르신들께 배식봉사를 하며 사회적 약자에 다가가는 따뜻한 모습을 보여줬다.

기상악화로 취임식이 취소되고 첫 일정으로 어르신 섬김을 보여준 김 군수의 첫날 일정은 군민의 입장에서 참 기분 좋은 일이다. 그것이 군민의 눈치를 본 것이든, 진심어린 마음에서 우러난 것이든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흐뭇한 기분 감출 수 없다.

지금으로부터 꼭 200년 전인 1818년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牧民心書)’를 남겼다. 여기서 한자 목(牧)자는 목동(牧童;가축에게 풀을 먹이며 돌보는 아이)에서 쓰인 뜻과 같이 돌본다는 의미다. 즉 목민(牧民)은 백성을 다스린다는 것이 아닌 목동이 야수로부터 가축을 지키며 꼴을 먹이며 돌본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지방 관리들의 폐해를 없애고 지방행정을 쇄신하기 위해 지은 책으로, 관리의 부임부터 해임까지 전 기간을 통해 반드시 준수하고 집행해야 할 실무상 문제들을 피력해놓은 것이다. 모두 72조로, 각조의 서두에는 수령이 지켜야 할 원칙과 규범들을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의 핵심은 지방 수령은 첫째도 둘째도 백성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민선7기가 군민의 사랑을 듬뿍 안고 희망의 돛을 올렸다. 군민이 보내는 아낌없는 환호와 격려 속에는 앞으로 4년을 오직 백성만을 바라봐 달라는 기대감이 담겨있다. 제37대 김재종 옥천군수가 뼈 속 깊이 새기길 바랄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