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국내산만 쓴다
옥천읍 응천1길에는 17년 된 김동란(63, 여) 대표가 운영하는 두부요리와 삼겹살 전문점 ‘되고집’이 있다.
김 대표는 간소한 메뉴로 특화해서 요리에 정성을 담아 맛있는 음식을 손님들에게 올린다. 요리를 만들어 동네사람들과 나누어 먹는 것을 좋아했던 그녀가 ‘되고집’ 사장님이 되었다.
경기도 여주에서 IMF로 인해 어려움을 겪던 중 옥천으로 이사와 직물공장을 다니며 새로운 터전을 잡고자 노력했다. 옥천에 온 지 7년, 2004년 ‘되고집’을 개업했지만 처음 3년간은 고생이었고 시간이 지나며 차츰 단골손님이 많아져 안정된 음식점으로 옥천에서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두부와의 인연
‘되고집’이 처음 시작할 무렵에는 지금의 두부요리와 순두부, 청국장을 하는 음식점은 아니었다. 초창기 메뉴는 생선구이, 오리요리, 삼겹살 등으로 딱히 점심때 내놓을 메뉴가 마땅치 않았다. 점심 메뉴를 토속적이고 손님의 건강에 맞는 메뉴로 고민하여 결정된 메뉴가 두부였다. 하지만 두부를 만드는 게 문제였다. 시어머님께 직접 두부 만드는 법을 배웠지만 맛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 하늘의 도우심인지 운명같은 고마운 인연을 만나게 되었다. 남편과 함께 무작정 나서 대전 유성에 두부집이 많이 모여 있는 지역으로 갔다. 그중 한 가게를 들어가서 순두부와 두부 요리를 주문해서 먹었다.
김 대표는 “두부 요리가 어쩜 이리도 맛있는지 우리가 만든 거와는 천지 차이였어요. 저는 간절했기에 두부집 사장님께 옥천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데 두부로 장사를 해보고 싶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더니 그 사장님은 두부 만드는 방법부터 어려운 간수 맞추는 노하우와 비법을 다 가르쳐줬어요. 잘 안되면 전화하라는 말씀까지 해주셔 너무 감사했어요.”
“내 입맛에 맛있어야 손님도 맛있다”
김 대표는 손님에게 내놓는 음식에 대한 신념이 있다. 고지식한 성격으로 장사를 하면서 신문에 광고나 홍보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소문으로 손님이 많이 찾는 안정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또한 ‘내 입맛에 맛있어야 손님도 맛있다’라는 철학으로 비싸더라도 좋은 식재료와 원산지가 분명한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했다. “내가 만들어서 내가 맛있어야 손님한테 완벽하게 탁하고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데 내가 먹어서 맛이 없는 건 손님도 맛이 없는 거예요. 우린 고지식해서 남의 말을 듣지 않아 광고나 홍보도 안 하고 그저 오셨다 가신 손님들이 맛있다고 입소문 내주고 해서 손님들이 주로 찾아 왔어요.”
‘되고집’은 메뉴가 많지 않다. 메뉴가 많으면 전문성이 없어 보여 꼭 필요한 몇 가지의 메뉴만 전문적으로 한다. 주로 두부가 들어가는 음식으로 특히 순두부, 청국장, 비지, 밥 4가지 메뉴로 전문성을 고집한다. 전문성을 추구하다 보니 입소문과 손님이 남긴 인터넷 글을 통해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아 옥천에서 안정적인 음식점으로 자리를 잡았다. 코로나 시국에도 단골손님이 많아 주기적으로 찾는 손님 덕분에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메뉴 중에서 다 잘하고 인기가 있지만 특히 많이 나가는 메뉴는 순두부다. 김 대표는 맛의 비결로 “좋은 재료와 정성에 있어요. 맛은 미각에서 좌우되기에 단맛 짠맛 쓴맛이 있지만 싱겁지도 짜지도 않은 ‘아! 맛있어’라는 대중의 입맛에 맞게 간을 최고로 잘 맞춰야 해요.”
김 대표는 옥천이라는 작은 동네에서 욕심없는 영업으로 찾아주는 손님에 대한 고마움을 먼저 생각한다. 손님으로 인해 지금까지 ‘되고집’이 살아있고 운영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손님에게 돌린다.
“손님에게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해 맛있게 요리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요. 아무리 비싸도 콩, 고춧가루 등 국내산 쓰고 수입산 안 쓰는 게 ‘되고집’을 찾아주는 손님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