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연일 지속된 폭염의 여파로 인해 옥천군 전역에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뿌리가 낮게 자라는 깻잎, 콩, 고추 등의 농작물 피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밭작물 등의 재배 배율이 높은 안내·안남면의 농가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과일들도 폭염으로 성장이 멎고 당도가 떨어졌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야간에 열대야 현상으로 식물들이 생존을 위한 호흡이 활발해져 영양소가 에너지로 소비된다”라며 “밤기온이 높아지면 호흡량이 늘고 당도도 그만큼 떨어진다”라고 설명했다.
명절을 앞두고 농작물 가격이 더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피해 농가들은 이번 폭염으로 손익분기점은 커녕 최대한 적자를 줄일 수 있는 대안부터마련해야할 지경이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추석을 준비해 수확 날을 기다리던 농가들의 기대에 무색하게 모두 시들거나 과실이 자라지 못하고 멈춰 상품성이 떨어진 것이다.
폭염은 콩과 깨와 같은 밭작물부터 배추, 무 등 채소류에 이르기까지 작목을 가리지 않고 피해를 입혔다. 개화기를 앞둔 콩에서는 꽃이 시들거나 꼬투리가 빠지는 피해가 나타났고, 지난달 모종을 옮겨 심은 깨도 말라 죽거나 물 부족으로 평년작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렇게 폭염이 지속되는 이유는 강수량이 장마철에만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충북지역에 내린 비는 739.8mm로 지난해(498.6mm)보다 많았지만 이중 절반 가까운 350mm가 장마철에 집중됐다.
이후 한 달 가까이 비가 내리지 않고 불볕더위가 이어져 대부분의 농가가 폭염의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안내면에 거주하는 주도완 씨는“하루 종일 틀어놓는 스프링클러도 한계가 있고 지하수마저 말라버린 지역은 손쓸 방법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라며 “하루 종일 물을 주고 있어도 열대야까지 발생하면서 폭염을 막기엔 역부족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