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애향회, 1993년부터 매년 행사 개최
근혜 대통령의 모친인 故육영수 여사(1925~1974)의 42주기 추모제가 지난 15일 육 여사의 고향인 옥천군 옥천읍에서 거행됐다. 옥천군애향회(회장 금유신) 주관으로 옥천 여성회관 광장에서 열린 추모제에는 각 기관·단체와 지역주민, 육씨 종친회, 박정희 대통령·육영수 여사 숭모회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추모제는 국민의례에 이어 제37사단 111연대의 조총발사에 맞춰 묵념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차문화예절회에서 준비한 헌다(獻茶)로 김영만 군수를 비롯한 기관·단체장은 육 여사의 영혼을 기리고, 지용시낭송협회의 김정미 씨는 육 여사를 그리는 시‘故 육영수 여사 영전에’를 낭송했다.
또 성악가 김병진 씨가 추모 노래로 육여사가 생전에 즐겨 들었던 가곡 ‘목련화’를 불렀다. 특히 추모제에서는 육 여사의 생전 육성이 담긴 카세트테이프를 통해 그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져 참석한 이들을 숙연케 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육 여사를 그리는 마음으로 헌화와 분향했다. 1925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난 육 여사는 죽향초등학교를 마치고 상경해 배화여고를 졸업한 뒤 옥천여자중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했다.
1950년 전란으로 부산에 피란 중일 때 육군 중령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 혼인 했다.박 전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 이후 육 여사는 영부인으로서 어린이대공원과 어린이회관 건립을 주도하고 소년소녀잡지 ‘어깨동무’를 창간하는 등 육영사업에 헌신했다. 빈곤층 청소년의 직업교육을 위한 정수직업훈련원을 세우고 한센병 환자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가축 자활사업을 지원했으며 노인들을 위한 월요 경로회를 조직하는 등 소외된 이들을 보살피는데도 힘썼다.
육 여사는 평소 재야 여론을 수렴하여 대통령에게 직언과 건의하기를 마다하지 않는 ‘청와대 안의 야당’이라고 불리기도 했다.금유신 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육 여사는 역대 대통령 영부인 중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영부인으로 서민들의 어려움과 애환을 달래는데 앞장선 분”이라며 “평소 모범적인 생활과 헌신적인 봉사활동에 임한 육 여사의 숭고한 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매년 주민들과 추모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천군애향회는 육영수 기념사업회가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개최하는 추도식과는 별도로 지난 1993년부터 육여사가 서거한 광복절에 맞춰 해마다 고향인 옥천에서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 이날 육씨 종친회 대표로 참석한 육동일 충남대 교수는 “육영수 여사가 후손에 남긴 애국애족·근검절약·사랑과 봉사 등 3대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옥천 육씨 종친회 육인수 회장은 “우리 종친회가 해야 할 추모제를 애향회에서 행사를 개최해줘서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라며 “다만 한여름 무더위 속에 행사를 진행하면서 참석하고 싶어도 못하는 분들이 있어 참여인원이 줄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육영수 여사는 1974년 8월 15일 광복절기념식이 열린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북한 공작원 문세광이 쏜 흉탄에 맞아 숨을 거뒀고 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