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폭염’. ‘가뭄’… 농민들 ‘삼중고’
상태바
지속되는 ‘폭염’. ‘가뭄’… 농민들 ‘삼중고’
  • 이성재기자
  • 승인 2016.08.25 0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록적인 불볕더위지속, 포도 당도하락·착색불량 등 상품성↓
포도 수출 악영향… 고추, 깻잎, 배추 등의 밭작물도 피해 커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가뭄까지 확산되면서 농민들의 마음이 바짝 타들어 가고 있다. 옥천군은 지난달 장마가 물러간 이후 연일 30도를 넘나드는 고온에 시달리다 새벽 최저 기온마저 20도 이상 웃도는 열대야 등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야간까지 이어지는 이상 고온 현상은 농작물에 최악의 여건으로 스트레스나 장애로 열해가 발생하고 생리교란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출하를 앞두고 있는 포도의 경우 착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열매가 덜 영그는 작황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포도는 일교차가 커야 당도가 높아지는 데 밤에도 20도 이상의 온도를 기록하면서 포도가 당분을 저장할 요건을 만들지 못하며 당도가 낮아지는 것이다.

이는 과수의 당도 저하는 물론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최근 급증하고 있는 포도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옥천군은 이달 초 인도네시아 5t, 말레이시아 4.5t 수출을 시작으로 뉴질랜드에 30t을 수출했거나 보낼 예정이다. 포도 수출은 지난해 대비 18%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폭염을 대비해 포도 농가 관리가 진행됐다면 수출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포도 농가들의 의견이다. 

청산에서 수출포도를 재배하고 있는 A씨는 “폭염으로 당도가 높지 않고 알도 형편없이 작아 상품성이 떨어져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선별 작업에서 대부분의 포도가 통과되지 못했다”라며 “FTA로 칠레와 미국産 포도가 넘쳐 내수보다 수출을 목적으로 정성들여 포도를 재배했는데 폭염이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착색이 안 되고 알이 굵지 않은 포도는 일괄적으로 재배 비용도 나오지 않는 가격에 처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A씨의 포도농원에는 군데군데 포도나무 잎이 햇볕에 타들어가 색이 바래있고 일부 이파리는 바닥에 바스러져 있는 상태로 산재해 있었다. 봉지를 씌운 포도 가운데 상당수는 착색 불량으로 빨간빛과 푸른색을 띠거나 성장이 그대로 멈춘 상태였다. 김완수 청산포도수출협의장은 “지나친 일조량과 밤·낮의 일교차가 크지 않아 대부분의 포도가 상품성이 떨어져 수확량이 상당수 줄었다”며 “청산면 포도 수출 13곳의 농가 중 5곳의 농가만제대로 된 수출 상품을 확보하고 나머지 농가는 피해를 많이 보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농업기술원 포도연구소 관계자는 “당분간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포도나무에 물대는 작업을 주기적으로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폭염피해는 포도뿐만 아니라 고추, 깻잎, 콩, 배추 등 밭작물의 피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밭작물 재배 면적이 넓은 지역은 경작에 손을 놓고 그저 애타게 바라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가뭄으로 물이 부족해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하는 밭작물의 피해는 더 확산될 전망이다.

 하지만 농민들은 마땅한 대책마저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밭작물이 말라 죽어가고 있는 심각한 상태다. 아직은 가뭄이 초기 단계지만 이 같은 현상이 며칠간만 지속되면 밭작물은 큰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개화기를 앞두고 있는 콩은 꼬투리가 생기지 않거나 갓 달린 꼬투리가 바로 떨어지는 등 흉작이 예고되고 있고 들깨 모종, 배추 등은 찜통더위에 타들어 가고 있다. 고추, 방울토마토 등도 햇볕에 그대로 익거나 타고 꼭지가 말라 떨어지고 있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