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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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189)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3.08.3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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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자

중국이 원산지인 치자는 일찍이 17C 이후 유럽과 19C 초 미국에 건너가 수익성 높은 경제 수종으로 재배되었다. 조선시대 강희안의 ‘양화소록’에 치자의 특징을 네 가지로 정리한 기록이 있다. 

첫째, 꽃 색이 희고 기름지다. 둘째, 꽃향기가 맑고 풍부하다. 셋째, 겨울에도 잎이 푸르다. 넷째, 열매를 물들이거나 한약재로 쓴다. 치자라는 이름은 열매모양이 손잡이가 있는 술잔과 비슷하여 유래되었다. 치자는 전설이 있다. 아주 먼 옛날 남방일대의 한 지역에서는 원숭이가 둔갑한 요괴가 못 된 짓만 골라하면서 백성을 괴롭히고 있었다. 서낭신이 하늘나라로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옥황상제는 대신에게 처리하도록 명령하였다. 대신은 인간 세상에 내려와 요괴를 체포해 근본원인을 제거 하였지만 백성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염증을 치료할 방법은 없었다. 하늘나라로 돌아온 대신은 인간세상의 현실을 보고하고 그에 대한 대책 안을 내놓았다. ‘백성들에게 유행하고 있는 화증과 염증은 매우 심각합니다. 그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으니 하루빨리 선녀가 한약재를 인간 세상에 보내어 병을 치료해주어야 합니다.’ 이때 옥황상제의 딸 ‘치자’가 나타나 말했다. ‘아버님 고민하지마세요. 제가 내려가 백성들을 구하겠습니다.’ 치자공주의 요구에 옥황상제가 허락해 주었다. 치자공주는 인간세상으로 내려와 온 들판에 수많은 꽃나무를 치자나무로  변신케 하였다. 시간이 지나자 이 나무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하얀 꽃을 피웠다. 이렇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하얀 꽃을 피웠기에 사람들로 하여금 관상하게 하여 마음속에 있던 우울증을 말끔히 씻어 주었고 치자의 과실은 그동안 환증과 염증으로 시달리던 백성들의 고통을 다스려 유행하던 병을 모두 치료하여 주었다. 그래서 ‘한없는 즐거움’이 꽃말이 되었다.
 

천사의 나팔

열대아메리카 원산, 관상용으로 각광 받고 있다. 성경에, 하늘을 나는 천사가 긴 나팔을 입에 물고 소식을 전하는 모습이 연상된다고 하여 엔젤스 트럼펫(천사의 나팔)이라 이름 붙였다. 여름 바람에 흔들리듯 매달린 통꽃은 초록색 꽃받침과 노랑, 빨강, 주황색 화관으로 이루어져 우아하고 아름답다. ‘덧없는 사랑’이 꽃말이다.

개맨드라미

옛날 중국에 쌍희(雙喜)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의  마을에는 천년 묵은 지네(몸은 가늘고 길며, 여러 마디마다 한 쌍의 발이 달려 독을 분비하는 절지동물)가 살고 있었다. 이 지네가 여인으로 변하여 쌍희를 해치려 하였다. 이때 키우던 수탉이 지네여인을 공격하여 피투성이로 만들어 버렸다. 여인은 다시 지네로 변장해 수탉을 물어 죽였다. 쌍희는 자기생명을 구해준 수탉을 고마워하며 정성껏 묻어 주었다. 그런데 이듬해 수탉이 묻힌 자리에 풀이 자라 닭 벼슬 같은 꽃이 피었다. 맨드라미(鷄冠花) 전설인데, 개맨드라미 꽃말은 ‘시들지 않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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