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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구 수필가
  • 승인 2023.09.0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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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가 지나고 백로가 가까이 오는데도 더위가 계속된다. 역대급 더위라는 올해, 더위가 우리들 삶의 모습을 바꾸어 놓는다. 일부 관공서와 회사에 출근하는 사람(남자)들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다고 하여 뉴스에 나오기도 한다. 아울러 남성복 브랜드의 반바지 매출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뿐만 아니라 남자들도 양산을 들고 다닌다고 한다. 필자도 뉴스를 보고 외출시에 아내가 사용하지 않는 양산을 들고 나가보니 정말 시원하기도 했다. 

아울러 남성들이 양산 구매율도 높아가고 있다고 한다. 양산을 쓰면 체감온도는 3~7℃ 정도 내려가고, 땀은 17% 정도 감소하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온난화로 자꾸 더워지는 요즘 능률을 올리기 위한 옷차림의 변화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가 보다. 

이른바 ‘쿨비즈 룩(Cool Biz look)'이라하여 냉방비 절감에 도움을 주는 일종의 친환경 패션이 자리 잡고 패션계에서도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성경 창세기에는 아담과 이브가 범죄하고 하나님이 가죽옷을 지어 입혔다고 한다. 인류 최초의 옷이다. 부끄러움을 가리기 위한 기능의 옷이었다. 그러면서 동물을 희생하여 만든 가죽 옷이기에 죄를 속죄하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는 암시를 준다.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후부터는 아마도 보호 기능의 옷이 된 것 같다.

옷의 역할은 우선 체온보존이다. 그리고 외부로 부터의 신체 보호, 장식과 가림 또한 품위 유지 등이다. 그러나 문화가 발달하면서 옷의 체온보존 기능보다는 신체 보호와 품위 유지 쪽으로 더 발달하는 것 같다. 일찍이 신라는 골품제도라 하여 신분에 다른 계급을 규정하고 입는 옷의 모양과 색을 규정했다. 신라뿐만 아니라 봉건 사회에서는 옷의 모양과 색이 신분을 나타내는 중요한 표시이기도 했다. 

직업이 분화되고 과학 문명이 발전하면서 옷의 기능은 다양해져 왔다. 소방관들의 방열복, 수중에서 작업을 위한 잠수복, 군인들의 방탄복, 의사들이 수술시 입는 옷, 운동선수들의 옷, 환자들의 입원복 등은 그 하는 일에 따른 보호와 기능을 높이기 위한 옷이다. 

옷은 하는 일을 나타내기도 한다. 교복, 군복, 또한 직장의 특성에 따른 근무복 등은 기능을 떠나 단정해 보이고 통일성과 신뢰감을 준다. 가끔 아프리카나 중동의 반란군들이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면 평상복에 총만 들어서인지 군대 같아 보이지 않는다. 

얼마 전 외신에서 보니 몸에 뿌리는 옷도 나왔다고 한다. wearable라 하여 착용 컴퓨터는 물론 smart clothes라는 옷도 등장하고 1회용 옷도 등장했다. 천연섬유보다 합성섬유로 된 옷이 일반화 되고 보편화 됐다. 그러다 보니 합성섬유의 피부 부작용이 밝혀지고 천연섬유를 찾는 시대가 됐다. 어느 때 부터인가 ‘자연산’이라는 말이 붙으면 믿을 만하고 값이 비싸도 구입하는 생활이 됐다.  

너무 더운 날씨 탓인지 가끔 런닝셔츠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본다. 바라보기도 민망스러운 경우가 있다. 값비싼 명품 옷은 아니라도 하는 일에 계절에 맞게 단정하게 옷을 입을 때 그 사람의 인품이 배어 나온다고 생각해 본다. 이제 시원해 지는 가을, 더위 때문에 제대로 맵시있게 입지 못했던 걸 벗어나 멋지게 차려 입고 외출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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