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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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205)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3.12.28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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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꽃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서 마가렛이라는 소녀가 과꽃을 가지고 사랑 점을 치는 장면이 나온다. 꽃잎을 한 장씩 떼어내면서 최후의 한 장이 남았을 때 사랑한다와 사랑하지 안 는다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 가로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다. 한 소녀가, 이야기 속에 나오는 한 소년을 사랑할지를 야생화 과꽃이 점쟁이 역할을 한듯하다. 스토리를 재미있게 전개한 것 같다. 또 중국에서는 당나라에 추금이라는 아름다운 여인이 남편을 여의고 아들과 함께 살았다. 고을의 사또가 그녀의 미모에 반해 여러 번 유혹했지만 거절당했다. 화가 난 사또는 그녀의 아들을 군사로 뽑아 싸움터로 보내고 부인을 감방에 가두었다. 며칠 후에 나타난 사또는 열쇠를 던져주며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지 자기를 찾아오라고 했다. 추금은 열쇠를 밖으로 던져버리고 감방에서 세상을 떠났다. 싸움터에서 돌아온 아들이 이 소식을 듣고 열쇠 던진 자리에 과꽃이 피어 있었다. 사람들은 그 꽃을 추금화라고 불렀다. 한반도 북부, 만주동남부 원산의 한해살이 야생화로 키 높이가 80cm 정도, 가지 끝에 한 개씩 피는 머리모양꽃차례로 달리는데 다양한 색깔이 있다. ‘믿음직한 사랑’이 꽃말이다.

강아지풀

옛적에 부모 없는 소녀가 홀로 외로이 살았다. 그러나 혼자는 아니었다. 소녀에게는 ‘레이’라는 강아지가 있었다. 어느 날, 사냥꾼이 여우를 잡으려고 찾아다니다가 숲 덩굴 속에서 놀고 있던 강아지를 여우인 줄 알고 총을 쏘아 안타깝게 죽었다. 소녀는 강아지를 끌어안고 한없이 울다 지쳐 죽고 말았다. 이듬해 그 자리에서 귀여운 강아지풀과 예쁜 꽃들이 자라났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또 조선왕조실록에서 강아지풀을 없애지 않는다면 곡식에 해가 되고, 간사하고 꾀가 많은 영웅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사직의 화가 된다는 속담이 전해지는데, 강아지풀이 잡초취급을 받았다. 밭에서 자라면 푸새 밭이고 길가에 꽃피면 보기 좋은 야생화인 것이다. 강아지풀은 이삭모양이 강아지의 꼬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밑동에서부터 가지가 갈라지고 줄기는 70cm정도 높이로 곧게 자란다. 여름에 줄기 끝에 연한 녹색 또는 자주색의 꽃이 원추화서로 피는데 곧게 서는 게 특징이다. ‘동심’이 꽃말이다.

봉선화

옛날 한 옛날, 어떤 여인이 꿈에 선녀로부터 봉황을 받는 태몽을 꾼 후에 딸아이를 낳았다. 이름을 봉선이라 지었는데, 어려서부터 거문고 연주솜씨가 뛰어났다. 임금님이 그녀를 초청해 연주를 들으며 행복해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중한 질병을 앓으며 임금님 앞에서 손가락 끝에 피가 나는데도 연주를 그치지 않았다. 임금님은 안타까운 나머지 그녀의 손가락을 천으로 감싸주었다. 그러나 그녀는 죽고 말았다. 그녀의 무덤에서 피어난 꽃이 봉선화다. ‘여린 아이 같은 마음씨’가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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