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란투스
옛날, 어느 마을에 새어머니와 새언니로부터 박해를 당하며 사는 소녀가 있었다. 인내심이 강한 소녀는 온갖 궂은일을 마다않고 해냈다. 눈보라치던 어느 겨울밤, 새어머니는 소녀를 내쫓아 죽일 생각으로 3월에 피어나는 ‘갈란투스’를 캐오라 하였다.
이를 거역하지 못하는 그녀는 숲속을 헤매다 온 몸이 얼고 정신이 아득해질 무렵, 눈보라 사이로 희미한 빛을 따라갔다. 그 곳에는 12달의 요정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가장 나이 많은 1월 요정이 소녀를 발견하고 놀라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고 물었다.
12달의 요정들은 시간의 흐름을 어기고 소녀가 갈란투스를 가지고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기로 하였다. 1월 요정이 겨울을 멈추라 외쳤고, 2월 요정은 겨울의 마지막 추위를 불러들였다. 3월 요정이 따뜻한 봄기운을 불러들였고, 소녀는 새순이 돋아난 갈란투스를 캐 바구니에 가득 담아 돌아왔다.
이를 건네받은 새어머니와 새언니가 놀랐고 숲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였다. 욕심 많은 두 모녀는 12달 요정들에게 과일과 더 아름다운 꽃들을 계절별로 잔뜩 얻어오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였다.
동생의 발자국을 따라 걸어, 그 장소에 도착해 새언니는 요정들에게 여러 종류의 과일과 채소를 달라고 요청했다. 요정들은 자리를 피했고 그녀는 눈 폭풍에 휘말려 그만 죽고 말았다. 숲으로 찾아 나선 새어머니도 목숨을 잃게 되었다.
그 후, 아가씨로 성장한 소녀는 마음 착한 청년을 만나 행복하게 살았다. 사람들은 12달의 요정이 소녀의 가정을 보호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으며 꽃말은 ‘위안’이다. 갈란투스는 알뿌리 식물로 키 높이 10cm 정도로 긴 꽃자루 끝에 은백색 꽃이 아래를 향하여 달리는데 아름답다.
로벨리아
로벨리아는 아프리카 원산으로 키 높이가 50cm까지 자라고, 줄기밑동에서 가지가 갈라져 비스듬히 퍼져 나간다. 잎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의 주걱형이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잎은 5개, 아래쪽의 3개가 다른 것보다 커 특이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어 아름답다.
설화가 전해진다. 미국 뉴욕주에 살았던 아메리카 인디언 ‘이로쿼이’족은 로벨리아의 삶은 뿌리를 성병치료제로 사용했으며, 뿌리의 가루를 침대에 넣어 두면 식었던 부부간의 사랑이 다시 생긴다고 믿었다.
또, 우리나라의 로맨스 판타지 웹 소설 ‘악녀는 변화한다’에는 로벨리아가 등장한다. 줄거리를 읽으면 "로벨리아의 성녀는 빛났다. 악녀를 향한 비난만큼이나, 하지만 악녀가 떠난 후 사람들은 의구심을 품었다.
진정 빛났던 건 누구인가? 모두가 한입으로 ‘찬탄’한 최고의 한 쌍, 남쪽의 악녀와 북쪽의 괴물, 상처 입은 두 사람이 함께 사랑을 알아가는 이야기, 악녀는 변화한다." 총상꽃차례로 달리는 로벨리아 파랑 꽃에는 성품이 착한여성 기운이 있는 듯하다. 꽃말은 ‘악의’인데, 그 이유는 빅토리아시대 때, 사교계에서 귀부인들이 은연중에 멸시하는 사람에게 이 꽃으로 장식된 화환을 보내던 관습에서 왔다는 옛날 얘기가 있다.
청미래덩굴열매
옛날 어떤 한량이 문란한 성생활을 하며 돌아다니다 매독에 걸렸다. 갖은 방법을 다해 치료해도 효과가 없자, 참다못한 부인은 남편을 산속에 버렸다. 그 후, 몇 달이 지나서 죽었을 거라 생각했던 남편이 멀쩡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물론 병도 깨끗이 나아 있어 연유를 물으니 굶주리다 지쳐 주변에 있는 나무뿌리를 캐서 먹었는데 허기도 가시고 병도 나았다는 것이다. 그 뿌리가 청미래덩굴이다. 꽃말이 ‘장난’인데, 이 야생열매 이야기와 어울리는 듯하다. 대청호 바람길에서 만나 모빌카메라에 담았는데,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