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뜬 뉴스 검색을 하다 보면 올라온 댓글들이 가히 여름날 쓰레기다. 그곳엔 온갖 파리가 들끓고 악취가 진동한다. 그것이 정치와 관련된 것이라면 상상을 초월한다. 전부 익명이다. 익명이니 그런 욕설을 할 수 있다. 이러다 이 나라가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이곳에 댓글 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모르겠다. 나이가 지긋한 사람은 컴퓨터 할 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컴퓨터 건 스마트 폰도 할 줄 알지만 서툴다. 댓글도 못 달고 휴대전화로 온 여론조사도 응답을 못 한다. 그런데 어떻게 나이 든 사람들까지 여론조사를 하고 그걸 공표하는지 모르겠다. 하긴 나만 못하는 건지도 모르지만. 여론조사가 나이 안배가 제대로 되는지 항상 궁금하다.
인터넷에 정치와 관련된 이야기가 오르면 댓글이 벌떼처럼 올라온다.
네 편 내 편이 갈려서 온갖 지저분한 말들이 난무한다.
정치성향은 보수와 진보로 나뉜다. 보수는 대개 나이든 쪽이 많고 진보는 대개 젊은 층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런 곳 댓글에선 컴퓨터를 잘하는 젊은 층이 지배할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젊은 층이 컴퓨터나 스마트 폰으로 하는 이런 싸움엔 유리하지 않을까. 난 젊은 사람들이 보수꼴통이니 노인네니 헐뜯고 욕설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화가 난다.
이 나라를 위하여 묵묵히 땀은 흘려 보았는가. 이 나라를 이 정도 만든게 누구인가. 저런 사람들은 부모도 없나. 저런 사람들이 이 사회를 위하여서 하는 게 뭐가 있나. 댓글이나 다는 거?
이런 걸 보노라면 누구의 유불리를 떠나서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 건지 걱정이 안 될 수 없다. 서로 악에 받쳐서 최고의 욕설을 주고받는 이 상황, 정치가 나라를 구하기는커녕 망조로 가게 만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지지층을 끌어모으기 위해 그런 걸 이용하는 게 정치판이다.
지금 국민은 가까스로 버티고 있다. 정치판이 위로되기는커녕 불안과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고 있다. 사회를 보듬고 위무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으로 가고 있으니 어째야 하는가. 정치판도 탐욕에서 벗어나야 정화가 된다. 지금 국민보다는 자기들을 위하여 정치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권력을 쥐면 자기들 이익이나 챙기고, 국민은 거창한 구호나 이루기 힘든 청사진을 원하지 않는다. 말보다는 진실을 보고 싶다. 그저 편하게 살게 해주면 그것으로 더 바라지 않는다. 바랄 것도 없다.
흔히 하는 말이 우리는 국민의 수준은 그래도 좀 괜찮은데 정치가 따라오지 못한다고 말한다. 한데 인터넷 댓글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정치에 그 국민이다. 댓글족이 소수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악취는 파급력이 강하다. 신선한 공기를 순식간에 오염시키고 먹물 한 방울이 대야의 물을 한순간에 물들인다.
그럼 어찌해야 하는가. 내가 분별력을 길러야 한다. 정신 차리고 있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그런 건 그냥 흘려보내야 한다. 그런 게 오히려 역효과만 낸다는 걸 똑똑히 보여준다면 이런 건 자연 소멸할 것이다. 지금 그런 게 나타나고 있다.
여론이라는 걸 분별을 잘하자. 상식적인 사고로 옳다고 생각하는 건 대개 옳다. 그 소신으로 가면 되는 것이다. 현란한 말일수록 함정이 많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런 건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내보내야 한다. 진실은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지금 기진맥진한 국민을 위하는 길은 거대한 구호나 장밋빛 청사진보다는 현실감, 현장감 있는 대응과 대책이다.
우리보다 나은 나라들이, 우리와 동급 정도의 나라들이나 못한 나라들도 상황에 속도감 있게 서두르고 있다. 발 빠른 나라들은 국가의 안정도 일찍 되찾을 것이다. 내년엔 이에 대한 명암과 우열이 드러날 것이다. 여기에 뒤처지면 경기회복에서도 그만큼 뒤떨어지게 된다. 이런 데서 국력의 차이나 위정자들의 능력이 드러나는 것이다.
우리는 뒤처져 허덕이지 않을까 걱정이다. 사회가 안정되면 경제는 절로 살아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