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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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4.12.1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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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253)
사랑의 열매
사랑의 열매

 

사랑의 열매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행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열매’는 호랑가시나무 열매이다. 서양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물로 쓰이는 조경수인데, 12월 말 쯤에 이 열매가 빨강색으로 익는다.

몇 개씩 달린 뾰족뾰족한 잎사귀의 나뭇가지에 달린 작은 빨간 열매가 트리장식물로 쓰이며, 교회에 많이 심어져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호랑가시나무는 기독교 이전에도 게르만족이나 켈트족이 악귀를 물리치고 액운을 없애기 위해 자주 사용되었는데, 집이나 신전에서 숭배의 의미로 이용되었다.

유럽에 기독교가 들어오기 이전, 그 지역에는 나무숭배사상이 있었는데 호랑가시나무는 이러한 사상에 이용되는 성스러운 나무였다. 이러한 이도교의 관습과 문화는 기독교가 들어온 뒤에 거의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교회에서는 이 관습을 받아들이면서 7C 때부터 이 나무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했다.

호랑가시나무는 야생나무와 다른 품종으로 개량하여 대량생산함으로써 더 화려하고 앙증맞은 사이즈로 변하게 되었는데, 열매를 ‘사랑의 열매’로 여기는 이유는 예수가 가시면류관을 쓰고 피를 흘리며 골고다 언덕을 올라가고 있을 때 피를 닦아 준 ‘로빈’이라는 새가 가장 좋아했기 때문이다.

이 나무의 열매는 예수의 피를 의미하고, 세상의 모든 고통을 잊게 하는 사랑을 상징한다. 꽃말은 ‘가정의 행복, 평화’이다. 호랑가시나무는 감탕나무과에 속하고 3m까지 자라는 상록수이며 특이한 모양의 잎과 빨간색 열매가 달리는 게 특징이다.



 

포인세티아
포인세티아


포인세티아

포인세티아는 단아하고 아름다운 생김새의 꽃을 피우며 분홍색, 흰색, 얼룩, 붉은색 등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크리스마스에 특히 많이 볼 수 있는 화사한 색이 매력적인 화초이다. 포인세티아의 붉은색 잎은 꽃잎이 아닌 포엽, 즉 보호 잎이다.

진짜 꽃은 포엽 가운데 있는 작은 돌기들이다. 암술수술만 있는 게 아니라 꽃잎까지 그 돌기 안에 들어있어 신기함을 느낀다. 원산지 멕시코에서는 작은 키의 교목으로 자라며, 건기에는 잎을 떨어뜨리는 낙엽수이며, 이름의 유래는 처음으로 이 꽃을 만천하에 대중화시킨 ‘조엘 로버츠 포인세트’라는 인물이다.

전설을 읽으면 X-mas 이브 멕시코의 어느 마을사람들이 아기예수에게 바칠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집안이 너무 가난한 한 소녀만은 아무것도 준비할 수 없어서 슬퍼하고 있었다. 이에 그 소녀의 오빠가 ‘예수님께서는 값진 선물보다 마음이 담긴 선물을 더 좋아하실 것이다’는 말을 해 주었고, 그 말을 들은 소녀가 길가의 포인세티아를 꺾어서 정성스럽게 만든 꽃다발을 성당 제단에 바치자 그 화환의 잎이 붉게 변했으며, 그때부터 포인세티아를 크리스마스 장식에 쓰는 관습이 생겼다고 한다. ‘축복, 행복, 제 마음은 불타오르고 있어요.’가 꽃말이다.



 

물망초
물망초

 

물망초

프랑스 ‘노르망디’ 평야에 연보랏빛 물망초가 가득 피어 있어 그곳을 여행하는 여행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 여기에 물망초가 피기까지는 숨은 이야기가 있다. 영국과 프랑스가 오랫동안 전쟁을 하던 때였다.

도버 해협을 건너 영국의 많은 기사들이 이곳에 원정 와 있었다. 이들 중에는 한 소녀의 정성어린 일기장을 가지고 온 기사가 있었는데, 전쟁을 벌이면서 시간만 나면 소녀의 일기장을 읽곤 했다. 그러나 전쟁은 날로 심해져 영국군의 최후의 돌격전이 시작되었다.

젊은 기사들은 죽을 힘을 다해 싸웠으나 그 기사는 깊은 상처를 입고 말위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다. 모든 기사들은 그립던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나 소녀가 기다리는 그 기사는 고요만이 흐르는 전쟁터에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 기사의 품속에서 일기장이 땅에 떨어졌고, 일기장 갈피에 끼어있던 물망초의 마른 꽃잎에 붙어있던 씨앗이 땅에 떨어져 ‘노르망디’ 평야에 가득 피어나게 된 것이다. ‘나를 잊지 말라’는 꽃말은 젊은이들의 사랑이야기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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