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갑진년(甲辰年)이 가고, 2025 을사년(乙巳年)이 온다. 갑진년의 갑목(甲木)은 진토(辰土)에 뿌리를 내린 나무이다. 지지인 진토가 천간 갑목을 지탱해준다. 지지의 진토는 양력 4월로 청명(淸明)과 곡우(穀雨)가 있는 땅이다. 이 시기의 진토는 온갖 식물이 새잎을 내고, 새 꽃을 피우고, 흙갈이하며, 가을에 수확할 열매를 얻기 위해 준비하는 땅이다.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약관(弱冠)의 시기이다.
갑진년의 갑목은 십이운성 관대(冠帶)로 막 세상에 발을 디딘 성년(成年)이다. 봄 땅(진토)에 갑목이 서 있으니, 갑목은 화려하고 예쁜 나무이다. 외양은 주름 없이 젊고 밝고 건강하다. 그러나 삶은 위기의 중년과 병든 노년 같은 고난과 시련을 겪는 과정이다. 갑진년의 갑목은 겉보기에는 아무 걱정 없는, 자기 생각대로 세상이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생 경험이 많지 않은 나무이다.
갑진년의 갑목은 고난과 시련을 겪지 않은 봄나무로,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자신감 있게 말하고 행동하다가 구설수와 관재수와 소송수를 당할 수 있다. 갑진년의 갑목은 중년의 겸손함이나 노년의 노련함을 아는 나무가 아니다. 생로병사에 초연한 지혜와 인내를 사는 나무가 아니다. 갑진년의 갑목은 제멋대로 말하고 행동하다가, 이런저런 복잡한 상황이나 여건에 막혀, 부러지는 나무가 될 수 있다.
갑목에게 중년의 슬기로움은 갑목을 가지치기하는 경금 편관이며, 노년의 이해력은 사물과 사람을 따뜻하게 품는 병화 식신이다. 이 두 글자가 갑진년의 갑목을 제대로 키울 수 있다. 갑목은 외부 상황(경금)에 가지치기 당하면서, 약자를 품에 품어야(병화) 자기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갑목은 경금 편관과 병화 식신이 있어야 봄의 진토 이후, 다가오는 여름의 폭염과 폭우, 가을장마, 겨울의 혹한과 폭설을 견딜 수 있다.
갑진년의 갑목은 ‘잘 되겠지’ 하는 순진한 낙관주의이다. 그런데 인생은 ‘냉정한 현실주의’로 실질적 대안을 가지고 삶의 문제를 해결하며 사는 일이다. 갑진년의 갑목이 관대(冠帶)의 자신감으로 충동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면, 이해타산하는 세태의 복잡함에 걸려들어 제풀에 꺾이는 나무가 된다. 냉혹한 세파를 헤쳐나가는 무기인 이성적(理性的) 경금이나, 포용하는 병화가 없다면, 갑진년의 갑목은 고난과 시련이 닥치면 부러질 수 있다.
명리학에서 천간이 지배층이다. 지지는 피지배층이다. 갑진년에 갑목(지배층)이 진토(피지배층)에 뿌리를 내리고 그나마 잘 있었다면, 2025 을사년은 천간 을목(지배층)이 지지인 사화(피지배층)를 목생화(木生化)하면서, 자기를 희생하는 운이다. 운(運)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흐른다. 2025 을사년에 천간 을목(지배층)이 지지인 사화(피지배층)를 목생화(木生火)하지 않고, 을사(乙巳) 상관으로 관성(질서)을 극(剋) 하려고 하다가 관재수와 소송수를 당할 수 있다.
2025 을사년에 천간 을목은 지지의 사화 속 지장간 경금(정관)과 경을합금으로 변해야 살아남는다. 을사 상관이 경금 정관을 극 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자기가 당한다. 을목은 양력 5월인 사화(巳火)의 땅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우지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다. 천간 을목(지배층)은 지지의 사화(피지배층)가 십이운성 목욕(沐浴)이기에, 잘났다고 나대다가 구설수, 관재수, 소송수 같은 창피를 당할 수 있다. 목욕은 순간 잘못했다가는 발가벗겨짐 당한다.
2025년에 천간 을목(지배층)이 실질적 성과로 지지인 사화(피지배층)를 먹여 살려야 창피당하지 않는다. 2025 을사년에 지배층이 목생화로 피지배층을 살리면, 2026 병오년(丙午年)에 병화(지배층)가 오화(피지배층)의 지지(支持)로 타올라 더 밝은 미래로 나아갈 것이다. 2025 을사년에 을목이 사화를 목생화로 살리려면, 을목이 경을합금으로 변화해서, 경금(열매)을 생산하여, 피지배층에게 나눠주어야, 천간 을목도 같이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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