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적거리는 게 맞을거다
잠이 사라진 밤을 건너뛰기 위해서
머리맡에 무기처럼 쌓아 둔 시집을 뒤적거리는 거
이렇게 밤을 뒤적거리다 보면
그 뒤적거림 속에서
별이 뜨고 달이 뜬다
죽은 아버지도
빈집을 홀로 붙들고 있는 어머니도
끼니를 스스로 챙겨 먹었을 아이도
총총 떠오르고
간간 너마저 떠오를지 모른다
시집으로 지은 집에
그 허허로운 집에 파묻혀서
그네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은 어느새
새벽 강물 되어 흘러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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