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 여인숙 입구는
저 혼자 환했다가 저물어간다, 아이가
꽃잎을 똑똑 따먹고 있다
고무 화분 안에서 목이 길어진 꽃대를 흔들고 있다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다
골목에 꽉 끼인 아이가
간이역으로 이어진 출구를 연다
좀체 움쩍하지 않는 달빛
바람이 연착하는 풍경을 만진다
린넨 원피스를 입은 엄마가
철도 건널목에서 또각또각 걸어올 때까지
달빛 닮은 눈빛이
그렁그렁한 옥천 역사 안
잠들지 못한 새들
날개 터는 소리가 퍼진다
어둠 뒤집어쓴 상수리나무
서쪽으로 바람을 쏟아낸다
아이의 이마가 서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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