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더이상 어린이가 아니었던 자식들에게
돌아가시기 전까지 자장면과 탕수육을 사줬다
덕분에 아버지의 오남매는 모든 어린이날마다
어린이가 되어 새털 같은 웃음을 날릴 수 있었다
중국집을 나와 오월의 공원으로 놀러가는 것은
다음의 수순이었다, 우리는 지난해 그랬던 것처럼
대청호 주변을 산책하거나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아버지가 있던 어린이날, 날개에 깃든 어린 날짐승 되어
잠시 잠깐 세상의 불안 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다
그해 오월, 췌장암이 아버지를 집어삼키기 전까지
우리들의 오월은 일렁이는 포푸라나무 바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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