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금낭화 꽃잎을
어둠이, 낮을 삼켜 버려서
그대의 얼굴이 낯설다
대화의 절반은 이미 대청호로 흘러갔다
부서진 불상들 사원 여기저기 나뒹굴면서
달맞이꽃은 핀다
앞뒤 잴수록 허기는 커져 갔으니
더 이상 계산하지 말 것
빈속에 털어 넣은 외로움을 선택할 것
버려질 수 있다는 불안은 가져야 한다는 욕망에
뿌리를 댔기 때문
그대를 가져야 한다고
입 밖으로 발설하지 말 것
혼자로도 피고 지고 할 것이니
선택은 더욱 간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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