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격막호흡으로 내장을 마사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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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격막호흡으로 내장을 마사지하기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0.02.0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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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깊고 자연스러운 호흡은 건강에 매우 심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숨쉬기 운동은 무의식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생명활동이므로 많은 사람이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깊고 자연스러운 호흡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근육이 있는데, 바로 횡격막이다.

과거에는 이러한 호흡운동에 대해서 주류과학에서는 신비적이거나 비과학적인 것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과거 십 수 년 동안 이루어진 많은 과학적 연구결과는 호흡이 건강에 깊은 관련을 갖고 있으며, 특히 횡격막호흡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횡격막이 반복적으로 위아래로 움직이는 작용이 얼마나 적절하게 이루어지는지가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정확한 호흡은 사실 횡격막의 움직임과 함께 배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보인다. 즉 횡격막을 제대로 이용하여 호흡을 하고 있다면 복부는 위아래뿐만 아니라 좌우로, 그리고 앞뒤로 세 방향으로 팽창하게 된다.

이 횡격막의 움직임은 바로 횡격막을 경계로 위에 있는 심장과 폐, 아래에 있는 위와 창자 등의 내장기관을 마사지하는 효과를 갖게 된다. 연구들에 따르면 이러한 물리적인 마사지 효과는 내장의 혈류순환에 자극을 주고 소화활동에 도움을 주며, 독소물질의 배출을 돕게 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기공수련자의 예를 들면 호흡할 때 횡격막의 아래위 움직임은 약 15cm 정도인데 이것은 보통 일반인의 약 3~4배에 해당한다.

이 횡격막호흡이 제한될 때 불완전한 호흡인 흉식호흡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된다. 즉 횡격막이 제대로 내려가지 못하면 목과 가슴 부위에 있는 보조호흡 근육들이 관여하면서 목과 턱, 가슴 부위의 긴장도가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만성적으로 긴장된 근육은 조직으로의 산소 흐름을 감소시켜서 통증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횡격막호흡이 제한되어 흉식호흡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되는 원인으로는 비만이나 잘못된 자세, 임신, 정서적 불안 등이 있다. 이렇게 잘못된 호흡은 섬유근육통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도 생각되고 있다. 섬유근육통은 신체 곳곳에 누르면 아픈 압통점이 나타나는 특징을 갖고 있는 힘줄과 인대, 근막과 근육, 지방조직 등 연부조직의 통증 증후군으로 만성적으로 근육경직과 통증, 수면이상, 피로감 등의 증세를 보인다. 

반대로 횡격막에 의한 호흡운동이 잘 이루어지면 스트레스로 인한 교감신경계의 과도한 각성상태를 되돌려서 완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횡격막호흡을 통해서 의식적으로 호흡을 늦추고 깊게 할 때 혈압이 감소하고, 안정 상태의 심장박동수도 감소하며, 전체적인 부교감신경계의 흥분도가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횡격막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자세를 먼저 점검해봐야 한다. 구부정하게 상체가 숙여진 자세로는 제대로 횡격막을 움직일 수가 없다. 또 연구들은 허리의 만곡이 증가하는 것도 호흡근육의 기능이 저하하고, 호흡기능을 약화시키는 것과 관련이 깊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즉 척주는 허리 부위에 적절한 커브가 있는데, 이러한 커브가 과도한 상태를 요부만곡이라고 한다. 횡격막을 이용한 깊고 자연스런 호흡은 복부 안에 압력을 적절하게 유지해서 등허리 부위에 위치한 커다란 근막인 흉요근막의 기능을 유지시키고, 심한 만곡에 의해 초래되는 척추주변의 근육들에 걸리는 긴장을 경감시킨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자세훈련과 함께 횡격막을 제대로 움직이는 사용법을 익혀야 한다. 다행이도 우리의 횡격막은 두 가지 근육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근육(수의근)과 자율신경계에 의해서 무의식적으로 조절되는 근육(불수의근)이다. 그러므로 의식적으로 호흡운동을 통해서 횡격막을 재교육할 수 있으며, 이 단계를 거쳐서 의식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제대로 된 횡격막호흡으로 넘어갈 수 있다.

이러한 호흡법은 주로 요가, 기공, 필라테스, 태극권 등에서 특히 강조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자세와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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