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문학상 서른두 번째 주인공은 장석남(한양여대 교수‧55) 시인이다.
정지용 시인을 기리고 한 해 동안 뛰어난 문학적 성과를 일군 시인을 선정해 시상하는 정지용문학상.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지용제가 10월로 연기되면서 문학상 심사도 예년보다 늦어졌다. 지난 달 5명의 심사위원들의 엄정한 심사를 통해 선정됐다.
장 시인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서랍에서 발견한 도장을 주제로 한 시 ‘목도장’을 통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장 시인은 향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몇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서랍에서 발견한 도장을 주제로 썼다. 힘이 들어가거나 꾸며진 도장이 아닌 막도장을 통해 가난한 아버지의 고된 삶을 그렸다”고 시의 내용을 설명했다.
이번 수상으로 장 시인은 창작 지원금 2천만 원을 받게 되며, 시상식은 오는 10월 17일 제33회 지용제 행사 시 진행될 예정이나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별도 시상식으로 조정될 수 있다. 한편 장석남 시인은 현대문학상, 미당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상화시인상, 지훈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다음은 시 ‘막도장’의 전문이다.
서랍의 거미줄 아래/아버지의 목도장/이름 세 글자/인주를 찾아서 한번 종이에 찍어보니/
문턱처럼 닳아진 성과 이름//이 도장으로 무엇을 하셨나/눈앞으로 뜨거운 것이 지나간다/
이 흐린 나라를 하나 물려주는 일에 이름이 다 닳았으니/국경이 헐거워 자꾸만 넓어지는 이 나라를/나는 저녁 어스름이라고나 불러야 할까보다//어스름 귀퉁이에 아버지 흐린 이름을 붉게 찍어놓으니/제법 그럴싸한 표구가 되었으나/그림은 비어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