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봄에서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이면 정지용 생가 앞에 위치한 ‘샘이 깊은 물’ 카페 안팎으로 야생화가 한가득 피어난다.
16년 전 옥천에 잠시 들렀다가 마음에 쏙 드는 주택을 보고 바로 매입한 양윤종(57) 대표는 주택 마당을 평소 좋아하던 여러 야생화와 나무로 가득 채웠다.
하루가 지나고 또 일주일이 지나고 마침내 꽃이 필 무렵엔 양 대표의 집은 동네에서 꽃으로 유명한 집이 돼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한번씩 울타리 너머를 들여다 보거나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마당이 너무 예뻐서 그런데 혹시 마당을 좀 개방하면 안되겠냐’는 요청도 들어왔다.
마을에서 유명세를 타니 너도 나도 양 대표에게 찾아와 ‘카페를 열려고 하니 집을 팔라’고 설득했다. ‘집을 팔라’는 소리조차 듣기 싫었던 양 대표는 내친 김에 그냥 카페를 열어버렸다. 옥천으로 온지 10년만의 일이다.
양 대표의 카페에 대한 사랑은 엄청나다. 홀로 운영함에도 불구하고 매일 건물 내부와 외부를 쓸고 계절 따라 꽃과 나무를 가꾸고 관리한다.
뿐만 아니라 원두 선정에도 신경 써 “조금 덜 남더라도 손님에게 더 좋은 것을 대접하려고 한다”고 했다.
양 대표가 자부하는 메뉴는 ‘생과일주스’. 시럽이나 착향료없이 순수하게 100% 과일로만 주스를 갈아내 ‘웰빙 식단’을 찾는 손님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뿐만 아니라 식용꽃이 많아 꽃을 따서 차에도 띄우기도 한다. 눈으로 한 번 맛보고 입으로 한 번 맛보는 ‘샘이 깊은 물’만의 시그니처 메뉴다.
양 대표는 “사실 돈보다는 사람이 좋아서 장사를 계속한다”며 “오시는 손님들과 함께 웃고 즐기는 재미에 계속 문을 연다”고 했다.
이런 양 대표의 마음이 전해져서일까. ‘샘이 깊은 물’에 오는 단골 손님들은 뭔갈 항상 가져왔다. 나물, 텃밭에서 키운 채소들 그리고 계절별 김치까지. 양 대표도 참을 수 없었다. 식사 시간이면 단골손님들과 함께 비빔밥을 해먹기도 했다.
양 대표는 과거를 회상하며 “빨리 코로나 19가 종식 돼 다시 단골 손님들과 마스크없이 웃으며 식사 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했다.
양 대표는 다시금 ‘샘이 깊은 물’에 사람이 바글바글 할 날을 기다리며 마당과 건물 내외부를 쓸고 닦는다. 이에 더해 “내년엔 옥상에 다육이 하우스를 지어볼 예정이다”며 “다육이를 찾는 손님들도 계셔서 야생화와 함께 즐기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샘이 깊은 물’을 찾아주는 손님에게 “항상 부담 없이 놀러온다는 마음으로 또 예쁜 꽃 보러 온다는 마음으로 내 집처럼 와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주소 옥천군 옥천읍 향수길 63
전화번호 010-3462-8239
영업시간 10:00 - 20:30 마감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