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몸에 해롭다? 거짓 지식에 대한 반론(2편)
상태바
운동은 몸에 해롭다? 거짓 지식에 대한 반론(2편)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2.06.16 1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앞서 일본의 노화학자 카토쿠니 히코가 쓴 ‘스포츠는 몸에 나쁘다’라는 책의 주장을 반박한 바 있다. 이어서 그가 제시한 주장의 근거들에 대해 그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한다.

먼저 그는 스포츠가 활성산소의 생성을 촉진하므로 해롭다고 주장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스포츠를 하면 항산화효소인 SOD 활성이 높아지므로 안심이라는 것은 오해이다. 운동 시 장애가 나타나고 그 반응으로서 SOD가 높아진다. 그리고 동물실험에서 쥐에게 수조에서 수영하도록 하거나 매달리기 운동을 시킬 때 ‘항산화제’를 투여하였더니 지구력이 증가하였다”는 실험결과를 제시한다. 

그러나 항산화효소의 활성증가는 운동에 따른 일시적인 반응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인 반응의 결과이다. 또 일회적인 운동을 할 때 나타나는 일시적인 통증이나 피로는 장애가 아니라 적응의 중요한 과정으로 나타난다. 또 항산화제 투여로 인해 지구력이 증가했다는 결과는 지구성 형태의 스트레스성 운동을 할 때 항산화영양소의 섭취가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그것이 스포츠가 몸에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는 스포츠는 생체에 부자연스런 행위라는 것을 주장하면서 그 예로 조깅의 선구자 제임스 픽스가 1990년 조깅 중에 사망하였다는 것, 세계주니어웰터급 선수인 히라카나가 ‘미오글로빈혈증’을 겪은 사례 등을 들고 있다. 심지어 현역시절 스모의 요꼬즈나 경력을 가진 선수 중에 1936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불과 55세 였다는 점들을 들고 있다. 이는 일부 특별한 종목의 특별한 사례를 들어 일반화시키는 모순적 주장이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오랜 인류의 역사 동안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생존할 수 있었던 생활방식에 인간은 적응해 왔으며 오늘날같이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생존하는 방식은 짧은 시기 동안 형성된 부자연스런 행위인 것이다. 

그는 성인병에 운동요법이 효과적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운동에 따른 심근수축력의 증가가 혈관에 대한 부담이 된다”라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일회적인 운동할 때 순환계 전체의 혈류저항은 감소하며 정기적인 운동에 의해 혈관확장의 작용을 하는 산화질소를 생성하는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이 향상된다. 즉 운동은 혈관에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라 혈관기능의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는 또 “운동은 심박수를 감소시키는데, 그로 인해 심박동 사이의 간격이 증가하면 심근의 허혈상태가 길어지고 재관류할 때 활성산소의 발생이 많아지므로 조직의 손상과 같은 위험이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심박수의 감소는 심장주기중 이완기의 시간이 증가한 결과로써 이는 심장이 더 많은 혈액을 받아들이는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심장자체의 산소소비량을 낮추고 심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심지어 그는 운동에 의한 일시적인 혈액 점성도의 증가로 인해 혈관벽의 손상위험이 높아진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일회적 운동 중 혈액 점성도의 증가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지 않고 운동할 때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일 뿐이다. 정기적인 운동은 결국 혈장량의 증가를 통해 혈액 점성도를 낮추는 효과를 갖고 있다. 

그는 심지어 운동이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HDL)을 높이거나 당뇨병, 고혈압에 효과가 없다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그러나 주당 210분, 즉 하루 30분 정도의 중정도 운동을 약 3~4개월 정도 행할 때 일반적으로 HDL의 증가가 나타나며 운동이 혈당의 세포 내 유입을 촉진하여 혈당을 낮춘다는 것은 이미 분명히 확립된 과학적 사실이다. 

저자는 본문 중에 “스포츠는 위험하므로 전면금지해야 한다는 등의 난폭한 주장을 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본론의 일관된 논조는 “익사할 위험이 있으니 수영해서는 안된다” 또는 “동사할 위험이 있으니 추운 날에는 외출을 하지 말라”는 주장과 하등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그는 체중당 산소소비량이 큰 동물일수록 수명이 짧아진다는 것을 주장의 핵심적인 근거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매우 큰 허점이 있다. 과체중인 사람은 체중당 산소소비량이 적은 경향을 보인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인간종 내에서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오래 살아야 할 것이 아닌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