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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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32)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2.06.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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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란투스

옛날 어느 마을에 새어머니와 새언니로부터 박해 당하고 사는 소녀가 있었다. 인내심이 강한 소녀는 온갖 궂은 일을 마다않고 해냈다. 

눈보라가 치던 어느 겨울밤, 새어머니는 소녀를 내쫓아 죽일 생각으로 ‘갈란투스’를 캐오라고 했다. 갈란투스는 3월에 피어난다. 새어머니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는 소녀는 숲속을 헤매다 온 몸이 얼고 정신이 아득해질 무렵, 눈보라 사이로 희미한 빛을 따라갔다. 그곳에는 12달의 요정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가장 나이가 많은 1월의 요정이 소녀를 발견하고 놀라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 소녀에게 물었다. 열두 달의 요정들은 시간의 흐름을 어기고 소녀가 갈란투스를 가지고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기로 했다. 1월의 요정이 겨울을 향해 멈추라 외쳤고 2월의 요정은 겨울의 마지막 추위를 불러들였다. 3월의 요정이 따뜻한 봄의 기운을 불러 들였고 소녀는 새순이 돋아 난 갈란투스를 캐서 바구니에 가득 담아 돌아왔다. 

이를 건네받은 새어머니와 새언니가 놀랐고 숲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욕심 많은 두 모녀는 열두 달의 요정들에게 과일과 더 아름다운 꽃들을 계절 별로 잔뜩 얻어오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동생의 발자국을 따라 걸어 그 장소에 도착해 새언니는 요정들에게 여러 종류의 과일과 채소를 달라고 요청했다. 

요정들은 자리를 피했고 새언니는 눈 폭풍에 휘말려 그만 죽고 말았다. 이를 걱정하다가 숲으로 찾아 나선 새어머니도 목숨을 잃게 되었다. 그 후 착하고 아름다운 아가씨로 성장한 소녀는 마음이 어질고 멋진 청년을 만나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 주위 사람들은 열두 달의 요정이 소녀의 가정을 보호해 주었다고 말하고 있다. ‘위안’이 꽃말이다.

나팔리아

그리스의 제우스신이 헤라클레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부인인 헤라의 모유가 필요했으나 헤라클레스는 헤라가 낳은 아들이 아니었기에 모유를 줄 리가 없었다. 제우스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했다. 그 방법은 ‘솜누스’에게 잠자는 약을 만들게 하고 그 약을 헤라에게 먹여 잠들게 한 후 어린 헤라클레스에게 젖을 빨리게 하는 것이다. 제우스는 계획대로 일을 진행시켰다. 그리고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런데 어린 헤라클레스가 헤라의 젖을 너무 세게 빨아 젖이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신기하게도 젖이 떨어진 자리에서 한 송이 꽃이 피었는데 이 꽃이 하얀 백합이라고 한다. 그 후로 백합은 제우스가 헤라에게 바치던 꽃이 되었다 하고 나팔모양의 흰 백합을 ‘나팔리아’라 부른다. 꽃말은 ‘순결’이다.

연령초

약으로 썼을 때 수명을 연장하는 식물이라는 뜻으로 연령초라 한다. 높이 40cm까지 자라며 줄기 하나에 넓은 잎 세 장이 잎자루도 없이 시원하게 붙고 그 위쪽 가운데에서 세 장짜리 꽃잎이 피는데 전체 모양이 특이하다. ‘그윽한 마음‘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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