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농부 각시는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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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농부 각시는 홍보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7.14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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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네 복숭아’ 곽중섭 대표
“농장은 가장 편하고 우리의 미래다”고 말하는 ‘각시네 복숭아’ 곽중섭 대표와 부인 김미정 씨.
“농장은 가장 편하고 우리의 미래다”고 말하는 ‘각시네 복숭아’ 곽중섭 대표와 부인 김미정 씨.

“직장 선배나 주변에서 퇴직 후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모습을 보며 훗날 자신의 데자뷔를 보는 것 같아 40대 초반 젊은 나이에 귀농을 결정했다. ”

대전에서 3교대 직장을 다니면서 새벽과 아침으로 일하며 7년의 고생 끝에 만든 옥천군 이원면 원동3길 45 ‘각시네 복숭아’ 곽중섭 대표(49). 

그는 이원초를 시작으로 이원중과 옥천공고를 졸업한 옥천 토박이 중의 토박이다. 그런 그가 대전에서 옥천으로 회귀했다. 마치 연어가 산란을 위해 보금자리로 돌아오듯이.

그는 “농사에 ‘농’자도 몰랐던 땀 흘리는 아내 김미정 씨가 안쓰럽다”며 미래에 꽃길을 선물하기 위해 구슬 같은 땀을 흘리며 ‘옥천군복숭아연합회’ 사무국장으로 이달 말에 있을 복숭아 축제 준비로 눈코 뜰새 없다.

아버지 땅과 종중 땅 
임대 2,000평으로 시작

복숭아털 알레르기가 있어 복숭아를 제일 싫어했던 그. 그러나 지금은 2014년 2,000평으로 시작해 13,000평의 농장에서 25종이나 되는 복숭아를 재배하고 있다. 

곽 대표는 “아버지때부터 복숭아 농사를 지었다. 옥천군 이원면 안에서도 원동마을이 복숭아 농사를 가장 많이 짓는다. 작목반이 형성되어 복숭아로 접근하기가 가장 쉬웠던 것 같다. 농업인대학 졸업과 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복숭아 교육은 거의 다 받았다”고 했다.

복숭아 농사에 땅속 유공관 시설 도입

과거에는 땅에 나무를 심고 거름 주고 자연에 의지했지만 지금은 젊은 농부답게 자연에의 의존을 조금이나마 줄이고자 유공관 및 새로운 방법을 찾아 시설에 투자하며 복숭아나무 뿌리부터 나뭇가지까지 건강한 복숭아를 재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곽 대표는 “요즘은 유공관이 필수지만 시설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게다가 우산식 지주도 설치해 건강하고 좋은 복숭아를 재배할 수 있다. 유공관 시설은 지하에 매설하는 구멍난 관으로 빗물 배수와 산소를 공급해 땅속에서부터 나무가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시설이다. 배수의 목적 뿐 아니라 작물 생육에는 토양 내 산소가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땅속으로 바람과 공기가 잘 통하도록 해 나무가 훨씬 크고 건강해진다. 비가 오면 물이 잘 빠지는데 특히 장마 시기에는 뿌리 사이에 있는 물을 빨리 빼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뿌리가 물속에 있다 보니까 숨을 못 쉬어 썩고 나무가 고사한다.”

땀과 노력 보상 못 받는 농사
아내는 판매 나는 농사

공판장 판매가 대부분이었던 시대가 있었다. 공판장으로 판매하면 아무리 농사를 잘 지어도 경매사가 부르는 가격에 눈물을 머금고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경매사가 복숭아 1박스에 5천 원, 1만 원 부르면 그게 공판장 납품가격이 된다. 공판장에 의존해서는 애써 수확한 결실의 땀과 노력을 보상받기는 어렵다. 

인터넷 시대, 이제는 온‧오프라인 등 다양한 경로로 판매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젊은 농부는 시대가 바뀌었으니 판매 방법도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 아내가 블로그 홍보와 판매를 책임지며 친화경 인증으로 로컬푸드, 우체국 쇼핑몰로도 판매하고 있다. 

곽 대표는 “복숭아는 조생종‧중생종‧만생종이 기본적으로 출시된다. 요즘은 수확이 좀 빨라져서 7월 15일이면 조생, 8월 15일까지 중생 그리고 10월에 만생이 나온다. 지금은 경매가가 잘 나오는 저희 복숭아 ‘만천하’가 나오며 복숭아의 피크는 올유명, 대월, 대자황, 용택골드, 단호장 등이 연이어 출시되는 7월 중하순이다. 저희 복숭아는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어 50% 이상은 다 직거래로 판매를 하고 있다. 작년에는 70% 정도 팔았다. 직거래는 농장을 찾아오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주문을 한다. 게다가 이제는 공판장 가도 시세도 잘 받고 ‘APC복숭아공선회’로도 판매되고 있다. 상품성 좋고 가격도 좋아 고객이 신뢰하고 전화도 오고 기다리시는 분도 많아 판매는 어려움이 없다. 다만 그동안 농장에 시설 투자로 올해부터 손익분기점을 넘겨서 수익이 발생한다.”

곽 대표는 이어 “500평, 600평, 1,000평 식으로 늘리다 보니까 나무들이 유목부터 고목까지 다양하게 분포가 되어있어 10,000평 이상으로는 전체수확량이 많은 편은 아니다. 그래서 유튜브나 쇼핑몰까지 하면 주문 물량을 다 못 댄다. 보통 성목에 만평 이상 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데 저희는 유목부터 성목까지 나눠져 있다.”고 했다.

농사는 나의 미래

직장에서 평생의 동반자 아내를 만났듯 그동안 땀과 노력으로 만든 농장이 새로운 동반자로 여생을 함께할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그에게 매일매일 쉬지 않고 습관처럼 찾는 농장에서 보내는 하루가 가장 보람되고 재미있는 생활이다. 

곽 대표는 “농장이 가장 편하다. 나무가 시들시들하고 아프면 자식처럼 마음이 아프다. 농장은 나의 미래로 농사짓는 사람으로 최고의 상품을 농장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 고객들의 직접적인 평으로 지금은 어느 정도 토대를 만들었다. 더 노력해서 장호원 복숭아처럼 대한민국에서 다 알아주는 타이틀을 한번 갖고 싶다. 옥천의 젊은 복숭아 농부들이 기술개발과 품종개발을 하며 여러 가지를 변화를 주고 있다. 그래서 옥천 복숭아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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