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아내의 장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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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블로그] 아내의 장바구니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8.18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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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의 군북면 항곡리에 비가 내리고 있다.
옥천의 군북면 항곡리에 비가 내리고 있다.

전국을 강타한 폭우 속에 수많은 사고와 사건이 세상을 우울하게 했다. 특히 서울의 물난리는 많은 인명을 앗아갔고 엄청난 재산피해와 이재민을 남겼다. 발전된 수도 서울을 강타한 재난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그야말로 큰 충격이었다.

민심이 폭우와 물난리, 사망, 사고에 가뜩이나 상처가 깊은데 정치인들은 비정상적인 발언으로 민심을 더 괴롭게 만들었다.

‘국민의 힘’ 한 의원은 재난지역 자원봉사에 나가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무책임하고 개념없는 말을 내뱉으며 가뜩이나 사나워진 여론에 불을 지피며 공분의 도마 위에 올랐다. 전국이 수해의 충격으로 국민의 가슴은 멍들었는데 정치인들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자신들만의 이기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동안 ‘존경하는 국민은’ 어디에 있는지 그들만 알 뿐이다.

오늘은 아내가 점심으로 콩나물 두부국을 맛있게 끓이고 있다. 폭우와 비 피해는 아내의 시장 바구니도 물에 젖은 가방처럼 더 무거웠나 보다. 아내의 장바구니 안에는 그나마 저렴한 콩나물 한 봉지, 깻잎 2봉지, 두부 한 모, 가지 3개로 가볍게 담겨져 있었음에도 어찌나 무거워 보였는지. 아내는 하나라도 저렴한 장을 보기 위해 이 마트 저 마트 뛰어다니면서 장바구니 무게를 줄이려고 동분서주하면서 다닌다. 

글을 쓰기 위해 열심히 타이핑 하는 이 순간에도 아내는 “자기야 간 좀 봐줘”라고 나를 보챈다. 폴폴 끓는 콩나물 두붓국 소리가 나의 오감을 자극하니 인간의 이기에 나모 모르게 그 향에 맛에 끌렸다. 아내는 “맛에는 엄마의 아내의 사랑이 녹아 있다”며 나의 뒤통수를 탁하고 쳤다. 하늘 가득 먹구름은 무섭게 비를 쏟아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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