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여름휴가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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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블로그] 여름휴가 마지막 날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8.25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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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전 한산한 해운대 해변의 모습
개장 전 한산한 해운대 해변의 모습

설레임으로 떠났던 5일간의 부산여행 마지막 날이었다. 옥천으로 떠나기 전 아쉬움에 아침 일찍부터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나섰다. 

사실 잠에서 깨 늦었겠거니 생각하며 조금은 체념한 채 시계를 봤다. 하지만 7시가 조금 안 된 시간을 확인하자마자 기분은 날아갈 듯 남아있던 잠은 달아나 버렸다. 서둘러 7시 20분 마을버스를 여유 있게 탈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아침 일찍 서두르길 잘했다며 얼빠진 양 혼자 웃으며 연신 속으로 자찬했다.

이른 아침의 해변은 역시나 기대만큼 맑고 신선하고 눈부셨다. 아침 태양이 아직은 덜 뜨거운 탓에 바닷바람은 더없이 시원했다. 그간 옥천에서 느낄 수 없었던 넓은 바다와 백사장은 더 너그러웠다. 한산하고 여유로운 여름 휴양지 해운대는 그랬다. 

옥천은 사면이 산 넘어 산으로 바다가 없다. 충남으로 넘어가야 겨우 해변이란 단어가 이정표에 등장한다. 그래서 바다를 보고 싶을 때면 답답함이 있었다. 탁 트인 넓은 백사장에 끝없는 지평선을 생각하면 더 간절했다. 그래서 이번 여름휴가는 원없이 바다를 감상하고 싶었다.

해변 입구에 커피를 판매하는 노점에 들러서 “할머니 커피 한잔 얼맙니꺼?”하고 물었다. 할머니는 “3,000원인데 한잔 타 주까?” 했다. “커피가 좀 비싼데예”하자 “요가 해운대 아이가. 얼음 듬뿍 넣었데이”라며 시원한 커피를 건넸다. 그렇게 밀크커피 한잔을 마시며 해변 벤치에 앉아 바다를 감상했다.

밀크커피 한잔(10온스 컵)이 3,000원이라 놀랍기는 했지만 비싸단 기억은 너그러운 아침 해변에서 그저 달콤하고 시원한 맛으로 녹아갔다.

아침 햇살이 비치는 푸른 바다는 천사의 날개처럼 눈부시게 빛나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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