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은 많은 사람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대체로 동물성 지방에는 포화지방산이 많고 식물성 지방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다.
포화지방산이 많은 지방일수록 상온에서 고체로 존재하는데, 즉 소고기 마블링을 생각하면 된다. 반면에 불포화지방이 많은 지방일수록 상온에서 액체로 존재하며 참기름, 들기름, 옥수수기름 등을 들 수 있다.
불포화지방산으로는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이 있는데 이들은 체내에서 합성해내지 못하므로 필수지방산이라고 한다.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은 1970년대 그린란드 원주민인 이누이트족에 대한 연구로부터 주목받았는데 10년간 원주민 2,600명을 대상으로 진료를 하였지만 심장질환 사망자가 전무하였다.
그 원인을 조사한 결과 이누이트족은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먹고 있었다. 오메가3 지방산은 혈전의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메가3 지방산은 참치, 꽁치, 고등어 등과 같은 등푸른 생선과 들깨나 대구간유에 많다. 요즘은 북극해에서 잡히는 크릴새우가 오메가3 지방산의 좋은 급원으로 개발되어 팔리고 있다.
오메가3 지방산으로 DHA는 가장 많이 알려져 있으며, EPA나 리놀렌산도 오메가3 지방산이다.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은 체내에서 염증반응과 관련하여 상반되는 작용을 한다. 즉 오메가3 지방산은 항염증 반응이 있는 반면에 오메가6 지방산은 호염증반응과 관련되어 있다. 호염증반응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고 적절한 수준에서 인체 면역시스템을 자극하고, 혈액의 점성도를 유지하는 등의 꼭 필요한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균형이 깨지는 것이다.
근대에 들어서면서 식품의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오메가6 지방산의 섭취 비율이 많이 증가하게 되었다.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의 섭취 권장 비율은 1:6 정도이지만 현재는 그 비율이 무려 1:20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메가6 지방산도 필수지방산이기는 하지만 일상생활 중 음식의 조리나 튀김에 많이 사용되는 기름은 옥수수유, 홍화씨유, 포도씨유, 해바라기씨유, 대두유 등 오메가6 지방산이 많은 기름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오메가3 지방산은 식품을 통해 섭취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데 비해 식품의 산업화에 따른 영향으로 오메가6 지방산을 상대적으로 과량 섭취하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체내 염증반응이 촉진되고 혈액의 점성도가 증가하여 혈전 발생의 위험이 커지고 지방세포가 증가하여 비만 위험이 더욱 커지게 된 것이다. 정기적인 유산소 운동의 가장 큰 이점 중의 하나는 체내 염증반응을 낮추고 혈전생성의 위험을 낮추는 것인데 이는 오메가3의 섭취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라고도 할 수 있다.
사실 야생동물들은 사육하는 가축에 비해서 체내에 오메가3 지방산이 훨씬 많다. 또 같은 소고기라고 해도 목초지에서 키우는 비육우 고기는 오메가3 지방산이 많다. 그러나 좁은 칸막이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옥수수 사료를 먹여서 속성으로 살을 찌운 비육우 고기는 오메가6 지방산을 압도적으로 많이 함유하게 된다.
소고기의 등급을 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마블링이다. 마블링이란 고기의 단면을 자르면 그 무늬가 대리석(마블)과 비슷한 문양을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블링은 근육섬유 사이에 들어 있는 지방조직으로 예를 들어 특등급의 꽃등심일수록 마블링이 잘 형성되어 있다.
고기를 구울 때 근육섬유가 수축하면서 수분이 손실되면 육질이 퍽퍽해지는데 이 마블링은 근육섬유가 수축하기 전에 먼저 녹아 나오면서 고기에 막을 형성함으로써 수분의 손실을 막아주기 때문에 육즙을 보존하고 육질을 더 부드럽게 해준다. 그래서 더욱 고소한 맛을 내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품종을 개발하여 탄생시킨 한우는 이처럼 마블링을 잘 만든 소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인위적으로 마블링이 좋게 만든 등급이 좋은 소고기일수록 오메가3 지방산에 비해 오메가6 지방산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며 이는 일종의 아이러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