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과학] 잘못된 모델 워킹과 중둔근의 약화
상태바
[스포츠과학] 잘못된 모델 워킹과 중둔근의 약화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2.12.15 13: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엉덩이 근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하다. 그만큼 방송매체 등을 통해서 엉덩이 근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이 강조되고 있다. 엉덩이를 구성하는 근육은 세 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대둔근(큰볼기근)과 함께 중둔근과 소둔근이 있다. 

그런데 대둔근 못지않게 중둔근이 매우 중요하다. 중둔근은 엉덩이 옆면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이다. 선 자세에서 발을 옆으로 벌리는 동작을 상상하면 이 근육의 역할을 알 수 있다. 또는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위에 있는 다리를 위로 올리는 움직임이 바로 중둔근이 하는 일이다. 병원에서 엉덩이주사를 맞을 때 바로 이 중둔근의 바깥쪽 상부에 맞게 된다. 

이 중둔근이 약화하면 골반과 다리를 잇는 고관절(엉덩이관절, 힙관절)의 안정성이 떨어지게 되고 고관절이나 하체의 다른 부위에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때로는 고관절이 찝히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고 고관절에서 툭하는 마찰음이 들리면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중둔근이 약해져서 고관절의 안정성이 떨어지면 그 아래에 있는 무릎이나 발목에서 신체를 안정시키기 위한 보상적인 움직임이 일어나는데 그로 인해 무릎이나 발목에 스트레스가 가해져서 그 부위의 부상이나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중둔근은 일반인 뿐만 아니라 운동선수의 하체 부상의 예방에도 매우 중요하다. 연구들에 따르면 중둔근을 비롯해서 다리를 옆으로 벌리는 외전근력이 약해질 때 달리기 선수나 아이스하키선수들과 같이 한 발로 중심을 반복적으로 유지하는 형태의 운동을 하는 선수들의 무릎부상 위험이 더욱 높다고 알려져 있다. 

중둔근이 약화될 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보행 패턴이 있는데 그것을 트렌델렌부르크 보행이라고 한다. 걷는 모습이 모델의 워킹처럼 보인다고 해서 일명 모델 워킹이라고도 한다. 남자보다는 골반의 넓이가 넓고 근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여성에게서 더 많이 볼 수 있다. 트렌델부르크보행은 중둔근의 약화나 통증으로 인해 걸을 때 약해진 중둔근과 반대편의 골반이 떨어지는 형태가 된다. 또 몸통의 보상적 움직임이 나타나서 딛는 다리 쪽으로 상체를 구부려서 몸의 균형을 잡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보행 중 엉덩이가 심하게 위아래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 

임상적 측면에서 중둔근의 약화요인은 회전근개의 파열이나 선천적인 고관절탈구가 포함되지만 가장 일반적인 중간볼기근의 약화는 잘못된 자세, 잘못된 생활 습관에서 비롯된다. 오랜 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은 당연히 이 근육의 약화를 초래한다. 

그리고 서 있는 자세도 관계가 있는데 예를 들어 골반이 한쪽 옆으로 빠진 채 한발에 체중을 의지하고 서 있는 자세도 중둔근의 약화와 근력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또 자는 동안 옆으로 누워 자면서 위편의 다리를 굽히고 무릎을 안쪽으로 당긴 자세를 계속 유지하며 자는 것도 잠재적으로 중간볼기근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자세에서는 근육의 길이를 휴식을 취할 때의 생리적인 길이를 넘어서서 장시간 늘어난 상태로 지속시키기 때문이다. 

약화된 중둔근에 의해 초래된 통증이나 기능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다양한 형태의 중둔근을 강화시키는 운동이 있다. 대표적인 중둔근 운동으로는 크램쉘 운동이 있는데 마치 조개가 입을 벌렸다가 닫는 것과 같이 옆으로 누워 다리를 약간 굽힌 상태에서 위의 다리를 벌렸다가 다시 내리는 동작이다. 또는 한 다리로 서서 균형을 잡는 운동도 약화된 중둔근을 활성화시키는 훌륭한 운동이다. 

근력이 매우 떨어진 상태라면 저항 없이 행하다가 이후 점차 탄성 밴드 등의 저항을 적용하고 더 나아가서는 조깅이나 계 단오르기 등을 통해 완전히 회복상태로 들어서면 점차 달리기와 점핑이 포함된 운동을 하는 순으로 중둔근의 기능을 개선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저항 없이 선 자세에서 한 다리로 서서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며 이때 골반의 수평 상태를 유지하면서 30초를 버티는 형태로 실시한다. 그 후 점차 탄력 밴드를 이용하여 저항을 적용하고, 완전히 기능이 회복되었다면 체중이 부하 되는 운동으로 진행하도록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