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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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58)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3.01.1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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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깨덩굴

앞 글자 ‘벌’은 벌들이 이 식물에 많이 날아와서이고 ‘깨’는 잎이 마치 깻잎을 닮아서 이름 붙여졌다. 그리고 누워 자라면서 다른 식물을 감는다하여 덩굴이라 하였다. 꽃이 피어 있을 때는 위로 곧게 자라지만 꽃이 지고 열매를 맺을 때 쯤 줄기가 덩굴처럼 자라면서 다른 식물을 감거나 절벽을 붙잡으면서 타고 넘는다는 것이다. 꽃이 필 때는 얌전한 모양이었으나 꽃이 지고 난 다음에는 성질이 뒤바뀌므로 야누스적인 식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야누스는 성문과 가정의 문을 지키며 전쟁과 평화를 상징한다. 즉 앞뒤가 다른 두 얼굴을 가진 신이다. 본래는 사람이 드나드는 문을 지키며 행운을 가져다주는 신이었다. 그런데 앞면과 뒷면이 각각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하여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자를 가리키는 나쁜 의미의 비유로 널리 쓰인다. 줄기는 가늘고 마디는 퉁퉁하며 잎은 대생(잎이 마디마다 두 개씩 마주 붙어 나는 것) 하며 난상 피침형이다. 꽃은 7~8월에 피고 백색이며 가지 끝에 꽃이 1개씩 옆을 향해 달린다. ‘추억’이 꽃말이다.

골무꽃

골무꽃은 열매를 감싸고 있는 꽃받침통의 모양이 바느질할 때 사용하는 골무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옛날 어느 나루터에 할아버지 사공이 있었다. 장마에 강물이 불어 떠내려온 커다란 뱀 한 마리를 건져 안전한 땅에 놓아주었다. 그 후 제법 많은 돈을 벌었는데 도둑이 들어 돈을 훔쳐 가지 못하자 할아버지를 모함하는 바람에 감방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옥살이를 하던 어느 날, 커다란 뱀이 나타나 할아버지 발을 깨물어 상처를 내고 잠시 물러갔다가 풀잎을 물고 나타나 상처 부위에 붙여주고 사라졌는데 금세 씻은 듯이 나았다. 그때 원님 부인이 뱀에 물려 위독하다는 소문을 듣고 그 풀잎을 처방해 깨끗이 나았다. 그 풀잎이 골무풀잎이다. 이에 원님은 죄가 없다는 할아버지의 결백을 믿었고 풀어 주면서 금은보화까지 주어 돌려보냈다. 뱀이 할아버지 은혜를 갚았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꽃말은 ‘고귀함’이다.
 

노루오줌

중앙아시아, 북아메리카 동부 분포지역이 원산지로 이름의 유래는 뿌리에서 노루오줌 냄새가 나서 지었다는 설과 노루가 자주 오는 물가에서 많이 보여 그렇게 지었다는 두 설이 있다. 그렇지만 특별하게 지린내가 나지는 않는다. 정원의 습한 땅에 관상용으로 키우며 키가 약 40~70cm이고 줄기에는 긴 갈색 털이 나 있다. 잎은 겹잎(한 잎자루에 여러 개의 낱 잎이 붙어 겹을 이룬 잎)으로 2~3번 갈라져 세 장으로 된 잔잎이 2~3장 달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잔잎은 타원형(길쭉하게 둥근 타원으로 된 평면도형)으로 가장자리에는 아주 작은 톱니가 있다. 꽃은 붉은빛이 도는 자주색 등 개량종이 나와 있으며 원줄기 끝에 원추꽃차례(전체가 원뿔을 이루는 꽃 모양)로 무리 지어 핀다. ‘기약 없는 사랑, 연정’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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