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무궁무진한 접목시장에 도전하세요”
상태바
“경쟁력 무궁무진한 접목시장에 도전하세요”
  • 김병학 기자
  • 승인 2023.03.02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규진 접사는 “접목시장이야말로 무궁무진하며 다른 여느 업종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뛰어난 업종”이라고 강조했다.
김규진 접사는 “접목시장이야말로 무궁무진하며 다른 여느 업종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뛰어난 업종”이라고 강조했다.
실습생들이 실습에 여념이 없다.
실습생들이 실습에 여념이 없다.
옥천군농업기술센터에서 발행한 수료증
옥천군농업기술센터에서 발행한 수료증

전국 제1의 묘목고장 옥천군, 그 중에서도 묘목의 산실 역할을 하는 이원면을 빼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그러한 이원면에서 묘목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접목(接木)이야말로 묘목산업의 중심축 중의 중심축이다.

올해로 귀촌 7년 차에 접어든 김규진(65) 접사(接士). 사실 김 접사는 젊은 시절 줄곧 외지에서 삶을 이어갔다. 건설현장에서 일도 해봤고 심지어 노동운동에도 참여를 했었다. 하지만 차츰 나이가 들어가면서 보다 안정적인 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고향 이원면 윤정리로 회귀했다. 이른바 ‘귀촌’을 한 셈이다.

막상 고향의 품에 안기긴 했지만 딱히 이렇다 할 일거리가 구해지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어느날, 우연히 지인이 운영하는 묘목가게에 들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귀가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형님, 이원이 대한민국 묘목시장의 중심이라건 아시죠,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제 아무리 좋은 묘목을 양산하려 해도 근본적인 접목이 활성화 되지 않고서는 기약없는 고통을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라고 한 것.

이에 김 접사가 “묘목의 고장에서 접목을 하지 않고 외지에서 들여온다는게 말이나 되는 거냐, 그럼 내가 한번 신경 써보지”라고 한게 지금까지 김 접사가 접목에 관여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됐다.

접목, 공들인만큰 되돌려 줘

“접목이요? 물론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게 사실이죠. 하지만 접목도 사람의 정성이 들어가는 것이라 공장에서 뽑아내는 공산품과는 차원을 달리합니다”라고 했다. 접목은 정성이 들어간만큼 반드시 반대급부가 발생한다는게 김 접사가 갖는 접목에 대한 지론이다.

지난 24일 아침에 찾아간 김 접사의 접목현장. 아직은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접목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10여 명 나와 있었다. 그날은 마침 그간 김 접사로부터 교육을 받은 수강생들이 직접 김 접사의 밭에서 접목실습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던 것.

이들 실습생들은 옥천군귀농귀촌연합회(회장 강강수)가 운영하는 접목교육에 등록한 수강생들로 이들 수강생을 김 접사가 직접 가르쳤던 제자(?)들이다.

“강의실에서 배운 것과 직접 현장에서 실제로 접목을 하는 것과는 많은 부분 차이가 있을겁니다”라는 김 접사는 실습생 개개인을 상대로 1:1 실습을 진행했다.

수강생 박문철(가명, 62)씨는 “퇴직 후 다방면으로 일거리를 찾던 차 마침 옥천에서 접목을 가르치는 곳이 있다해서 등록을 했습니다”라며 “지금까지 배운 것을 드디어 오늘 첫 실습을 하는 날이라 많이 긴장된다”고 했다. 혹여 자신이 실습해 놓은 접목작업이 행여 스승에게 피해나 주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귀띔했다. 

“접목이야말로 묘목산업의 뿌리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접목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이유로는 접목없는 묘목이란 생각할 수 없는데도 말입니다. 모든 과일나무도 접목과정을 통해 결실을 맺는데도 말입니다. 더욱이 묘목보다도 접목시장이 훨씬 넓고 경쟁력도 강한데…”라는 김 접사는 “만일 제가 좀 더 일찍 접목에 대해 눈을 떴더라면 하는 아쉬웁이 많습니다”라며 ‘접목예찬’을 쉬지 않았다.

접목시장 외면한 묘목시장 없어

김 접사는 이어 “문제는 아무리 좋은 것도 본인이 싫으면 할 수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묘목에는 관심을 가져도 근본되는 접목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또 “접목에 대한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들을 보면 내국인들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인도나 필리핀 그리고 베트남과 같은 나라 사람들이 더 많이 배우러 오며 일도 더 잘합니다. 아마도 그러한 이유로는 접목 자체가 직접 흙을 만지고 칼로 나무를 베는 것이라 흔히 말하는 3D업종으로 생각하기 때문일 겁니다”라고 했다.

김 접사는 이날 실습생들과 6천 그루에 달하는 대목(代木)에 사과나무를 이식하는 접목을 진행했다. 김규진 접사는 현재 사단법인 옥천군귀농귀촌인연합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이곳에서 접목강사로도 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옥천군 관내에는 금년 2월 말 현재 160여 명의 접사가 활동하고 있으며 1년 평균 2,000만 개에 달하는 접목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