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를 위한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
상태바
암 환자를 위한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3.09.07 1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암 환자의 입장에서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받고 나서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가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사실 같은 암이라고 해도 그 종류나 병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식이적 고려는 같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도 암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적절한 칼로리의 섭취와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또 체지방률이 높거나 내장지방이 많다면 이를 줄이고, 근육량을 유지하거나 최대한 증가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수술이나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나타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부작용은 심한 피로감과 함께 구토나 구역질이 나면서 식욕을 상실하는 것이다. 항암제는 증식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빠른 암세포를 표적으로 하는데, 이때 증식의 속도가 빠른 특성을 갖는 정상세포들도 타격을 입는다. 예를 들어 입 안이나 소화기 점막 세포들이 타격을 받게 된다. 그래서 음식을 소화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구토나 구역질로 인한 식욕부진에 빠질 수 있다. 머리의 모낭세포나 골수에서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조혈세포들도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백혈구수나 혈소판수, 적혈구수가 감소할 수 있다.  

한동안 심한 피로감 때문에 움직임이 줄어들고, 심한 식욕부진이나 섭취장애로 음식을 먹지 못하다 보니 수술이나 항암 후에 근육이 현저히 감소하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사실 근육량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은 힘든 치료과정을 이겨내고, 암 자체와 싸우는 가장 기본적인 무기이므로 이 과정에서 근육이 감소하는 것은 이후 예후가 나빠질 수 있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너무 음식을 가리지 말고 평소 선호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붉은색 고기는 암 환자에게 권장되지 않지만, 이때만큼은 어떤 고기이든 단백질 보충을 위해 섭취하는 것이 회복을 위해 바람직하다. 물론 굽거나 튀긴 상태, 또는 훈제된 형태로 먹는 것은 피해야 하며, 삶거나 찐 상태로 먹는 것이 좋다. 또한 소세지나 햄과 같은 가공육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특히 고기류를 밀가루 반죽옷을 입혀서 튀길 때는 당독소가 생성되기 쉽다. 고온에서 당과 단백질이 화학반응을 하여 강한 염증반응을 갖는 최종당화산물이 만들어지는데, 이를 당독소라고도 한다. 또 고기를 숯불에 굽거나 할 때 고기의 기름이 숯불에 닿아 생성되는 벤조피렌과 같은 물질은 매우 강한 발암성을 갖고 있다. 

항암이나 수술 후에 단백질 섭취는 하루에 체중 1kg당 1g~1.5g 정도로 일반적인 권장량(체중당 1g)보다 조금 더 먹는 것이 좋다. 만일 항암치료에 의해 식욕이 매우 저하되었거나, 소화문제로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면 암환자용의 단백질보충제를 섭취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보충제는 어느 정도 식욕을 회복했다면, 지속적으로 장기간 섭취하지 말고 자연식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다. 

이후 관리기에 들어서면 단백질 섭취를 위한 식이적 방법은 가급적 붉은색 고기는 주당 500g 이하로 줄이고, 대신 작은 생선류, 가금류, 해초류, 콩류, 견과류 등을 통해 단백질 섭취를 하도록 한다. 이때 근육을 유지, 증가시키기 위한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운동량에 따라 체중 1kg당 1~1.5g의 범위에서 섭취량을 조절하도록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