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했던
우기의 음절도 잦아들고
시간이 길러 온 나무들
한 생에
전신으로 끌어올리던 온기
뼈 마디마디
노을빛으로 익혀
마지막 눈부심으로 내놓는다
울어대는 풀벌레의 화음
바람소리로 읽다가
하얗게 지새우는 밤
바람은 시나브로
눈을 감아도 서걱대는 소리
비우려 해도 생각의 가지마다
푸른 잎 돋아
제 울음에 귀를 대고
생각을 내려놓으면
뱁새면 어떻고 황새면 어떠랴
마음은 만리장천인데
얼마나 앓아야 고요해질까
대나무 곧은 절개가 흔들리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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